세계은행 "비트코인 법정화폐 부정적"…엘살바도르 어쩌나

"환경 파괴, 투명성 단점 극복 쉽지 않다" 비판

인터넷입력 :2021/06/18 10:26    수정: 2021/06/18 10:5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만들기로 한 엘살바도르가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도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아스테크니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MF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할 경우 거시경제적, 금융, 법률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은 매우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좀 더 강하게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은행 대변인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해 왔지만 세계은행이 환경 및 투명성과 관련한 단점까지 지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채굴 때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자금 세탁, 탈세 등의 수단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세계은행이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하는 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건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거래의 기술적인 한계도 지적됐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등락이 너무 심한 편이다. 이와 함께 거래 종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2019년 6월 1일 취임식을 거행하던 장면.

■ 엘살바도르 "금융서비스 접근 한계 극복 수단 기대"

엘살바도르 의회는 9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전체 의원 62명 중 19명만 반대표를 던졌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제안한 법을 의회가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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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국민 중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30%에 불과한 상황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인정할 경우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는 또 가격 등락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제시했다. 엘살바도르 개발은행 내에 수탁기관을 설립한 뒤 상인들이 요구할 경우 이 기관은 바로 달러와 교환해주게 된다. 이를 위해 수탁기관 내에 1억5천만 달러를 비축하도록 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