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실내 배송로봇 시범 도입 지연...왜?

당초 6월에서 7월 이후로 미뤄질 듯...내부 실증 준비에 시간 소요

디지털경제입력 :2021/06/17 09:11    수정: 2021/06/17 14:13

'배달의 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당초 이달 내 진행할 예정이던 실내 배송로봇 시범 도입을 하반기로 늦출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이 실내 로봇배달 도입을 저울질 하는 데에는 기술적 요인보다 실증 데이터를 쌓기 위한 준비 작업에 예상치 못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관련 법령을 비롯해 로봇배송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로봇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분 DL이앤씨와 손잡고 '배송로봇 기술 및 서비스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우아한형제들·DL이앤씨 측은 이달 6월부터 서울 D타워 광화문에 실내 배송 로봇 시범 도입을 발표했다. D타워 광화문에는 실내 자율주행과 층간이동이 가능한 배달로봇인 '딜리타워'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같은 계획이 당초 예상과 달리 7월 혹은 그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이 활용하는 실내배송 로봇 '딜리타워'는 중국 자율주행 로봇업체 윤지에서 수급받아 현장에 투입하는 상황이다.

D타워에 도입되는 배민의 배송 로봇 '딜리타워”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실내배송 로봇은 엘리베이터 탑승 문제가 걸려있는데 관련 업체들과 연동 일정을 맞추다 보니 일정이 조금 지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7월경으로 실험 주행이 예정돼 있지만 그것 역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DL이앤씨의 모회사 대림산업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내 배송 로봇이 처음 도입되려면 건물 맵핑(mapping)이 필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초기 예상한 일정과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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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위 맵핑이란 것은 로봇을 한 번 돌려 길을 학습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중국 업체 윤지는 자율주행 배송 로봇에서 이미 완제품을 낼 정도로 기술 구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일반인들은 이런 개념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맵핑이 복잡하다고 표현하지만 로봇을 한 번 돌리기만 하면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술적 문제보다는 우아한형제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업체다 보니 내부에서 테스트와 검증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법령이나 대외적인 시선, 평판 문제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