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크래프톤, 中 화평정영 밀월관계 시인...왜?

[이슈진단+] 크래프톤, 주요 매출 68% 中 '텐센트' 수수료

디지털경제입력 :2021/06/16 16:06    수정: 2021/06/16 16:28

크래프톤이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슈팅 게임 '화평정영'에 대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16일 크래프톤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당사는 중국 시장에서 텐센트가 개발하고 중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의 기술 서비스(Technology Service)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과 관련 없다고 부정했지만, 증권신고서를 통해 숨겨졌던 매출 수익 고리가 드러나게 됐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전체 매출 중 화평정영의 수수료 비중은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지난해 기준 A사가 매출액 68.1%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매출처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A사는 화평정영을 서비스하는 텐센트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6천704억 원, 영업이익 7천739억 원, 당기순이익 5천563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중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은 85.8%로, 1조4천176억 원에 달한다.

크래프톤 "화평정영 수수료 받지만 배틀그라운드모바일과 별개 게임" 주장 

업계에선 텐센트의 화평정영과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은 같은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부 게임 내용을 제외하고 그래픽 리소스와 게임 방식 등이 똑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크래프톤 측은 "두 게임은 서로 관련 없는 별개의 게임이다"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수수료는 받지만 다른 게임이란 설명이었다. 

애초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함께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의 중국 정식 버전인 절지구생을 선보였지만, 판호(중국 서비스 허가권) 발급 지연으로 지난 2019년 5월 서비스 중단을 결정 했다.

화평정영.

화평정영이 출시된 것은 절지구생 서비스 종료 직후다. 절지구생과 다르게 화평정영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빠르게 판호도 받았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계약 내용을 바꿔 별개 게임처럼 우회판호를 받은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판호의 어두운 단면 때문이다. 우리나라 게임에 대한 판호는 비공식 한한령 이후 '서머너즈워' 등 일부를 제외하고 발급 되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그동안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못한 것은)양사 계약 사항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양사 협의를 통해 계약 사항 중 기술 서비스 수수료를 투자자들에게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까지 모두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았으니 참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화평정영 관련성 부인에서 시인으로...코스피 상장 앞둔 밀월관계 커밍아웃

크래프톤이 뒤늦게 화평정영 관련 수수료 계약을 시인한 것을 기업공개(IPO)에 따른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거짓 내용을 기재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오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크래프톤의 총 공모주식 수는 1천6만230주,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천원~55만7천원이다. 이번 공모 자금은 최대 5.6조 원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공모가 산정은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1천940억 원에 4를 곱해 연 환산 지배주주 순이익 7천760억원으로 계산했으며, 시가총액은 PER 45.2배를 곱해 35조 원으로 추산했다고 알려졌다. PER는 엔씨소프트가 약 40배, 넷마블이 약 35배인 것과 비교하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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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본격적인 공모 절차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투자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시작이다.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다음 달 달 14일과 15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해 같은 달 상장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크래프톤이 화평정영 관련 계약을 부정했던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숨기고 있다가 IPO 앞두고 어쩔 수 없이 공개한 모양새"라며 "예비투자자들 입장에선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이 믿을만한 회사인지 의구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