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용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에 레벨4 수준을 넘어선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해 로보택시 상용화 서비스에 투입한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해 미래 이동성 혁명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겠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보스턴에 위치한 미국 자율주행기술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처음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 곳에서 모셔널 경영진과 기술 개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플랫폼 도입 예정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앱티브(Aptiv)와 함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현대차와 앱티브가 5대 5 비율로 지분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모셔널은 '아이오닉5'에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 현재 미국 시험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모셔널 엔지니어들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한 후, 리프트(Lyft)와 추진 중인 로보택시 상용화 서비스에 이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이오닉5는 현재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다. 모셔널이 그동안 축적한 모든 자율주행 기술이 집약됐다는 평가다. 정 회장도 이날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직접 테스트했다.
모셔널은 지난해 미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획득, 리프트와 함께 2023년까지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셔널은 당사와 차량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기술을 공동개발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어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며 "어느 한 쪽이 리드하지 않는 중립적인 기술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 가능한 협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로보틱스' 핵심 미래사업으로 육성
정 회장은 현대차가 인수를 진행 중인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도 방문해 현지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1992년 MIT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자동화 로봇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는 로보틱스를 핵심 미래사업으로 육성해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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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자체 로봇 개발 역량 향상은 물론, 자율주행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스마트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도모한다. 고령화·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치안·보건과 로봇을 활용한 재난 구조 등 공공 영역에서의 역할도 기대를 모은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최된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쥴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