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저격수, 美 FTC 위원장 맡다…IT공룡들 긴장

바이든, 상원 인준 통과한 리나 칸 위원장으로 공식 지명

인터넷입력 :2021/06/16 09:33    수정: 2021/06/16 10:1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거대 IT 기업 독점 해소’다. 특히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IT 빅4’의 시장 독점을 해소하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 의지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사가 단행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마존 저격수’로 명성을 떨친 리나 칸을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바이든은 상원이 리나 칸 FTC 위원 지명안을 69대 28로 인준한 직후 위원장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32세인 리나 칸은 FTC 역사상 최연소 위원장이다.

미국 FTC 본부.

■ 바이든, 예상 깨고 리나 칸을 위원장으로 깜짝 지명 

FTC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민주당 추천 위원은 레베카 슬로터와 로힛 초프라다.  노아 필립스와 크리스틴 윌슨은 공화당 쪽에서 추천한 위원이다. 

여기에 민주당 추천 몫으로 합류한 인물이 리나 칸이다. 미국 최고 반독점 전문가로 꼽히는 리나 칸은 FTC 위원에 지명될 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5명의 위원 중 아무나 지명할 수 있는 위원장에 리나 칸을 낙점하면서 향후 FTC의 행보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칸은 위원장 지명 직후 “동료들과 함께 기업들의 남용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작업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리나 칸 FTC 위원장

콜롬비아 대학 교수 출신인 리나 칸은 거대 IT 기업 독점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강경한 입장을 있는 인물이다. 

지난 4월 상원 청문회 때는 거대 IT 기업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지배하는 방식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리나 칸이 지명되기 전까지는 레베카 슬로터가 FTC 임시 위원장을 맡아 왔다. 레베카 슬로터는 앞으로 FTC 위원으로 계속 일하게 된다.  

FTC 위원들. 왼쪽부터 레베카 슬로터, 노아 필립스, 로힛 초프라, 크리스틴 윌슨.

미국의 대표적인 독점금지법 전문가인 리나 칸이 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FTC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리나 칸이 위원장에 임명됨에 따라 FTC의 의제와 위원, 그리고 처리 과정들에 대한 통제권한을 갖게 됐다”면서 “FTC 위원장은 사실상 최고경영자(CEO) 같은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 민주당 의원들, 리나 칸 지명에 "거대 IT 개혁 기대" 환영 

부모가 파키스탄인은 리나 칸은 영국에서 출생했으며, 11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조용한 성격인 리나 칸은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 쓴 한 편의 논문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됐다.

당시 쓴 논문이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이다. 이 논문에서 리나 칸은 미국의 독점금지법이 21세기 IT 기업의 경쟁 방해 행위를 규제하기엔 너무 낡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특히 정책 입안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그는 독점 규제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많은 역할을 했다.

지난 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16개월 간의 조사 작업 끝에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독점적 관행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낼 때도 리나 칸이 중요한 자문 역할을 했다.

리나 칸이 쓴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 논문

리나 칸이 FTC 위원장에 지명됐다는 소식에 민주당 쪽에선 환영 목소리를 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상원 반독점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에이미 클로버샤 위원은 “리나 칸은 경쟁 정책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있어, 반독점 규제를 강화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을 대표하는 엘리바제스 워런 의원 역시 “칸이 FTC 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반독점 규제를 새롭게 하고 우리 경제와 사회,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독점 기업들과 싸우면서 거대한 구조 변화를 만들어낼 큰 기회를 갖게 됐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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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리나 칸 외에도 망중립성 창사지안 팀 우 콜롬비아대학 교수를 국가경제위원회(NEC)에 합류시키면서 거대 IT 기업 규제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 미국 하원 역시 최근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4대 IT 기업을 겨냥한 독점금지법 5개를 무더기 발의하면서 행정부의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