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열린다

[신간소개]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인터넷입력 :2021/06/15 16:15    수정: 2021/06/15 16:2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2020년 4월. 인기 래퍼 트래비스 스캇이 신작 앨범 ‘Astronomical’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했다. 앨범이 새롭게 나오면 콘서트를 여는 건 특별할 것 없다.

그런데 트래비스 스캇은 상당히 특별한 콘서트를 준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형 콘서트가 힘들자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로 눈을 돌린 것. 사흘 간 5번 열린 이 공연엔 무려 2천770만명이 참여했다. 가장 관객이 많이 몰릴 때는 1천230만명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이 공연은 ‘포트나이트’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 그 때 이후 ‘포트나이트’는 수시로 다양한 공연과 참여형 이벤트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스캇의 공연은 ‘포트나이트’가 진정한 메타버스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최형욱의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는 요즘 뜨거운 키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현상’을 꼼꼼하게 짚어주는 책이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사용된 말이다. 이 소설의 중요한 키워드는 아바타와 메타버스다. 이 용어가 지난 해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의 미래는 메타버스”라고 공언하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가공 또는 추상을 뜻하는 접두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다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물론 단순한 가상 세계는 아니다. 현실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가상현실(VR)보다 한 발 더 나간 개념이다.

이 책은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현재 어느 시점까지 실생활과 경제에 접목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톺아준다. 또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핵심인 ‘가상경제(버추얼 이코노미)’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흔히 메타버스를 증강현실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증강현실은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를 메타버스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메타버스가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진화 발전해나가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메타버스 초기 개념에서 잘 구현되지 못했던 몰입간 있는 유저간 상호작용, 커뮤니티 기능이나 가상경제 구조들이 다양한 기술과 결합되면서 조금씩 더 확장성이 실체화되고 있다”(61쪽)는 것이다.

이 책은 메타버스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흥미롭게 풀어준다. 특히 저자는 IT 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사례들을 토대로 메타버스 현상에 대해 설명해준다.

저자는 또 단순한 메타버스를 소개하는 차웜에 머무르지 않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가상경제’라는 실체적인 개념으로 풀어준다. 덕분에 현실-가상융합경제에 대한 생각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

저자 최형욱은 삼성전자에서 10년 동안 무선 네트워크와 센서, 디스플레이 등의 신기술을 연구했다. 누구보다 미래 신기술에 대해 밝은 편이다. 메타버스란 새로운 현상에 대해 서술한 이 책엔 저자의 이런 이력과 경험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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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자는 5년 전부터 메타버스 현상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해 왔다. 그 내공의 결실인 이 책은 많은 독자들에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최형욱 지음/ 한스미디어, 1만7천원)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