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로봇의 공존 꿈꾼다"...기계연, 미래 사회 로봇 개발에 앞장

의족로봇부터 인간형 핸드로봇까지 최신 기술 성과...지난 4월 혁신로봇센터 설치

디지털경제입력 :2021/06/15 16:37    수정: 2021/06/15 17:09

한국기계연구원 전경
한국기계연구원 전경

[대전=지디넷코리아 이한얼 기자] "국가 단위의 로봇 기술을 풀어가되 사람과 공생할 수 있는 따뜻한 로봇기술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기계 기술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정통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향후 로봇 기술 청사진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기계연은 15일 대전 청사에서 로봇 기술 연구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국내 로봇 기술이 총 집대성된 최신 기술 개발 성과와 함께 차세대 로봇 기술 싱크탱크인 혁신로봇센터에 대해 발표했다.

■ 로봇으로 신체적 장애·근로현장의 물리적 한계 극복

기계연은 로봇 기술 연구개발 역점 사항으로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사항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시연된 로봇 의족과 의수가 기계연의 사회적 공헌 가치의 일환으로 개발된 로봇이다.

지난 2017년 발목형 스마트 로봇 의족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한 후 올해에는 무릎 상단이 절단된 장애인을 위한 무릎형 로봇 의족 프로토 타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로봇의족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우선 무릎 위 하지 절단 장애인을 위한 무릎형 로봇의족과 발목형 로봇의족 기술은 체중을 버티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경사나 계단에서도 막힘 없이 작동된다는 점에서 하지 절단 장애인들의 보행을 크게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의수 (사진=지디넷코리아)

더불어, 시연된 로봇의수는 국내에서 개발한 의수 중 가장 저중량을 자랑한다. 물체의 형상에 맞추어 손가락의 형태를 바꿀 수 있다.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분석해 절단환자가 원하는 손동작으로 제어 가능하다. 로봇의수 자체의 무게는 500g인데 반해 파지 무게와 물체를 매달았을 때 한계 중량은 각각 2~3kg, 10kg이다. 기계연은 로봇의수를 오는 2025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물리적 한계를 돕는 웨어러블 로봇도 한층 향상된 기량으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웨어러블 근육 옷감은 실처럼 가는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을 옷감과 동일한 방법으로 직조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웨어러블 로봇 자체 무게의 1천 500배를 들어 올릴 수 있다.

■ 가위질 하는 인간형 핸드·레몬칵테일 만드는 만능 그리퍼

'손 수' 만들었다는 관용적 표현이 곧 로봇의 손을 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기계연은 사람의 손 만큼이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인간형 핸드와 만능 그리퍼를 선보였다. 기계연의 만능 그리퍼와 인간형 로봇핸드 기술은 비대면 사업 분야에서 가장 촉망 받는 기술이다. 

만능그리퍼 (사진=한국기계연구원)

만능 그리퍼는 어떤 물체를 파지하더라도 해당 물체를 안정감 있게 이송이 가능하다.  

이날 선보인 집게형 만능 그리퍼는 실제로 레몬 칵테일을 제조했다. 만능 그리퍼는 연구팀의 버튼 조작과 함께 스스로 레몬을 짚고, 착즙기에 짜고, 칵테일 잔에 담는 일련의 제조 과정을 능동적으로 수행했다. 기계연은 만능 그리퍼가 레몬보다 연성인 두부, 계란 등도 파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로봇 전체가 아닌 협동로봇의 후미부에 접합되는 부분만 제작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그리퍼와 접합된 협동로봇은 외국산 제품이다.

로봇핸드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이와 함께 한국기계연구원 도현민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핸드는 사람의 손과 유사한 구조로 제작됐다. 물체 이송부터 가위질, 스프레이 뿌리기 등 다양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다.

기계연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핸드는 기존 로봇핸드에 비교해 분무기로 물 뿌리기, 가위질, 피아노 연주 등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에 더 큰 효용을 보인다.

■ 연구플랫폼 마련과 실용화 기반 확대 위한 혁신로봇센터 설치

기계연은 이 같은 단위 기술 개발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가적 차원의 원천기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계연은 지난 4월 혁신로봇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혁신로봇센터는 △협동로봇  △로봇지능 △물류로봇 △장애인용 로봇 △의료로봇 △필드로봇까지 로봇 종류를 총망라한 기술 개발 센터다.

기계연은 아울러 연구진과 연구 성과를 하나의 싱크탱크에 담아 개발된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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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박상진 원장

혁신로봇센터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기술 개발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비대면 사회와 고령화 사회를 위한 로봇기술, 산업 공정에 필요한 로봇기술 등 미래 먹거리 로봇 기술 확보를 위해 제작된 '미래 로봇 팩토리'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기계연 박상진 원장은 "기계연의 로봇기술 개발 방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따뜻한 로봇 기술 개발이라는데 큰 차별성이 있다"며 "이러한 연구 방향성을 더욱 강화하여 출연연구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실현과 노령화, 비대면과 같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로봇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