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 5월 출시한 모바일(노트북)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신제품 '타이거레이크 H45'는 코어 수를 최대 8개로 늘렸다. 게임 뿐만 아니라 사진·동영상 등 멀티스레드 성능이 필요한 콘텐츠 제작자를 겨냥했다.
최상위 프로세서인 코어 i9-11980HK는 8코어/16스레드로 작동하며 전용 소프트웨어인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XTU)를 이용해 코어 별 전압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등 주요 PC 제조사도 이를 탑재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중이다.
■ 코어 i9-11980HK 탑재 인텔 시제품 노트북
인텔에서 대여한 시제품은 코어 i9-11980HK가 탑재된 16인치 노트북으로 주요 제조사가 제품 개발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인텔이 노트북 제조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디자인으로 볼 때 대만 제조사 MSI의 크리에이터 Z16 기반으로 보인다.
메모리는 DDR4-3200 32GB(16GB×2), 저장장치는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 NVMe SSD 512GB 제품을 2개 탑재했다. 그래픽칩셋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맥스Q(6GB), 디스플레이는 16인치, 2560×1600 화소(120Hz)다.
탑재 프로세서는 양산 제품이지만 각종 바이오스(BIOS)와 펌웨어는 아직 최적화되지 않은 제품이다. 일부 드라이버 역시 최종 버전이 아니다. 그러나 대략적인 성능 향상 수준을 파악하는데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 i7-1185G7 대비 오피스 프로그램 11% 성능 향상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엣지를 실행하며 반응 속도 등을 측정하는 퓨쳐마크 PC마크10(PCMark 10) 애플리케이션 테스트에서는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노트북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대비 최대 13%, 평균 11% 성능 향상을 볼 수 있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데스크톱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11900K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는 냉각이나 발열 처리 면에서 노트북 대비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웹브라우저의 자바스크립트 등 처리 속도를 측정하는 웹엑스퍼트3(WebXPrt 3) 테스트 결과에서는 코어 i9-11980HK와 코어 i9-11900K 프로세서가 동점이다. 지난 해 9월 출시된 코어 i7-1185G7 프로세서 대비 성능 차이는 약 8%다.
※ 테스트 조건 :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최고 성능 모드에서 측정. 웹엑스퍼트3 테스트에는 구글 크롬 91.0 활용. 코어 i7-1185G7과 코어 i9-11900K 점수는 각각 2020년 9월, 2021년 3월 지디넷코리아 자체 테스트 결과 활용.
■ 3D마크 테스트, 그래픽칩셋은 같지만 점수는 달랐다
3D 게임 성능은 눈에 보이는 화면을 만들어 내는 그래픽칩셋, 그리고 게임 엔진을 실행하고 통신 처리를 도맡는 프로세서 성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대표적인 그래픽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3D마크로 다이렉트X 11 기반 '파이어스트라이크', 다이렉트X 12 기반 '타임스파이'를 실행한 결과를 보면 코어 i9-11980HK 프로세서 점수가 코어 i7-11375H 프로세서 대비 각각 7%, 11% 높다.
두 프로세서는 모두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맥스Q(6GB)를 탑재했고, 프로세서가 직접 그래픽칩셋 메모리에 접근 가능한 기능인 리사이저블 BAR(Resizable BAR)도 동일하게 지원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점수 차이가 나는 이유는 프로세서를 활용한 벤치마크에서 찾을 수 있다. 3D마크 테스트에는 각종 물체의 움직임이나 충격에 따른 영향을 순수히 프로세서만 활용해 성능을 평가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코어 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연산에 여유가 있는 코어 i9-11980HK가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테스트 조건 :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작동 조건을 '최대 성능'으로 설정. i7-1185G7, i7-11375H 테스트 결과는 각각 2020년 9월 인텔 시제품, 2021년 4월 MSI 스텔스 15M으로 지디넷코리아 자체 벤치마크 결과.
■ 게임에 따라 성능 향상 차이 '천차만별'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GTA Ⅴ와 파크라이5 등 실제 게임을 이용한 성능 측정에서는 1920×1080 해상도 기준 5개 게임에서 모두 초당 평균 100프레임을 넘겼다.
같은 조건에서 코어 i7-11375H 대비 가장 성능 향상 폭(21% 향상)이 큰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는 그래픽칩셋 못지 않게 프로세서 성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런 경향은 데스크톱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테스트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비슷한 성향을 지닌 파크라이5도 성능이 18% 올랐다. 반면 오버워치나 GTA Ⅴ 등은 성능 향상 폭이 미미하다. 지포스 RTX 3060 맥스Q에서 얻을 수 있는 사실상 최대 성능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게임에서 더 좋은 성능을 얻고 싶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그래픽 수준을 한두 단계 낮춰 그래픽칩셋의 부담을 줄이거나, 혹은 지포스 RTX 3070 이상을 탑재한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다.
※ 테스트 조건 :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작동 조건을 '최대 성능'으로 설정. 엔비디아 프레임뷰로 초당 평균 프레임 측정. 해상도는 모두 1920×1080 화소. 오버워치 '최상', 배틀그라운드 '울트라' 설정 후 각각 '빠른 대전', '4vs4 팀 데스매치' 3회 플레이 후 평균 프레임 측정. GTA Ⅴ는 '최상', 파크라이5는 '높음', FF15 벤치마크는 '표준'. GTA Ⅴ와 파크라이5는 게임에 내장된 벤치마크 모드 3회 활용.
■ 인텔 퀵싱크 비디오의 반란...'동영상 변환 더 빠르다'
게임용 노트북은 게임 뿐만 아니라 동영상 편집·변환 등에서도 그래픽칩셋을 활용해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동영상 변환은 여러 코어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코어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오픈소스 동영상 변환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로 1920×1280 화소 동영상 파일(H.264+리니어 PCM 코덱, 평균 비트레이트 40Mbps, 재생시간 24분 06초)을 1280×720 화소, H.265 코덱(8Mbps)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프로세서 코어만 썼을 때는 코어 i7-11375H 대비 약 18% 가량 시간이 단축됐다. 반면 인텔 퀵싱크 비디오를 활용하면 오히려 엔비디아 그래픽칩셋을 활용하는 NVENC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변환이 끝난다.
■ 제 성능 내려면 고성능 그래픽칩셋이 필수
테스트 결과 타이거레이크 H45는 기존 투인원·슬림노트북용 4코어 프로세서 대비 순수한 프로세서 성능에 크게 의존하는 오피스 프로그램과 게임에서 성능 향상이 두드러진다.
다만 타이거레이크 H45 노트북의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내려면 엔비디아 RTX 3060 급의 그래픽칩셋으로는 역부족이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얇은 게임용 노트북'을 내세우며 상대적으로 발열량이 적은 RTX 3060을 내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인텔이 대여한 시제품 역시 두께 15.9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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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경우 냉각 성능 문제로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이 제성능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 등 FPS(1인칭시점슈팅) 게임은 그래픽 품질보다는 프레임이 더 중요한데 그래픽 옵션을 조절해도 120fps 이상을 얻기는 어렵다. 최소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이상을 탑재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휴대성은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