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게임픽] 플랫폼에 힘주는 게임사...하이브·게임베이스·유니버스

게임 개발과 서비스 노하우를 플랫폼 사업화

디지털경제입력 :2021/06/15 10:17    수정: 2021/06/15 11:00

일부 게임사들이 개발과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게임빌컴투스플랫폼(GCP)은 내부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축했던 하이브를 외부에 개방해 눈길을 끌었다면, NHN은 게임베이스를 고도화하는데 힘을 쏟는 중이다.

빅3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유명 아티스트와 K팝팬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공간 등을 마련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게임사들의 플랫폼 사업 진출은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기존 기술과 게임 또는 신사업에 수익 시너지, 미래 산업 발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게임빌컴투스플랫폼 하이브, 외부 게임사에 개방 결정

최근 게임빌의 플랫폼 자회사인 게임빌컴투스플랫폼은 최근 자체 게임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축했던 하이브를 외부 게임사에 개방했다.

하이브는 모바일게임 제작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영역에 필요한 주요 기능들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형태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면 로그인 인증, 친구 초대, 광고, 푸시 알림, 팝업 알림 등 기초적인 기능부터 개발 리소스 투여가 필요한 게임 운영 도구까지 쉽고 빠르게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게임 개발회사는 고품질 콘텐츠 개발에 좀더 집중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이브 BI.

또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포함 전 세계 80%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주요 17개 언어를 지원한다.

최근 유명 게임사인 밸로프와 라온누리소프트, 우가차카 3개 게임사의 8개 모바일 게임이 하이브 진영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는 하이브가 글로벌 서비스에 특화된 것을 인정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하이브는 문자 푸시 등 광고 플랫폼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객 규모를 키웠다. 외부에 개방한 하나의 이유다. 

하이브는 글로벌 흥행작 '서머너즈 워'와 '2021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 등 약 5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연간 글로벌 이용자 약 1억 명에게 마케팅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상태다. 

향후 게임빌컴투스플랫폼 측은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분석 지표도 파트너사에 제공해 게임 특화 플랫폼으로 하이브의 입지를 더욱 굳힐 계획이다.

NHN 게임베이스,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

NHN은 클라우드 서비스 게임베이스(Gamebase)의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NHN의 게임베이스는 게임 제작과 운영에 필요한 종합 플랫폼으로 잘 알려졌다.

해당 플랫폼은 인증, 결제, 운영, 지표, 푸시, 점검 등의 기능과 함께 상세 운영 및 분석 지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지표 및 매출 변화, 언리얼용 SDK 등을 지원한다.

특히 스마트 다운로더를 토해 네트워크 속도가 느린 지역에서 게임 콘텐츠 다운로드를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기능은 게임 리소스를 압축해 멀티스레드 형태로 제공해 빠른 다운로드와 높은 성공률을 구현해 냈다.

NHN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게임베이스'.

NHN 측은 게임베이스를 진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NHN이 게임서버 전문기업 넷텐션과 업무 제휴를 체결한 배경이다.

NHN과 넷텐션은 제휴를 통해 국내 및 글로벌 게임사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 영업 활동을 진행하며 게임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AWS 마켓플레이스 입점과 관련해 마케팅 차원에서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넷텐션의 '프라우드넷'이 지난 5월 AWS 마켓 플레이스에 입점한데 이어 NHN 게임베이스도 다음 달 중 같은 곳에 출시된다.

엔씨소프트, 게임IT 넘어 디지털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 론칭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클렙은 지난 1월 28일부터 글로벌 134개국에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측이 이 같은 플랫폼을 만든 이유는 미래 문화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화된 연예인 액터(Actor)가 중요하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10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판교 본사에서 개최됐던 일자리 정책 간담회 자리서 "미래 문화 콘텐츠는 디지털 액터에 기반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영화, 드라마, 아이돌까지도 디지털 액터의 연기에 의해 만들어지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K플랫폼 유니버스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천만 건을 돌파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요약된다. AI 음성 합성, 캐릭터 스캔, 모션캡처 등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IT 기술을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유니버스는 반년도 안 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약 33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고, 누적 다운로드 수 1천만 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해외 이용자 비중에 80%로, 일 평균 약 30분씩 미디어와 프라이빗 메시지, FNS(Fan Network Service) 등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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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합류한 영재와 EPEX(이펙스)를 포함해 총 18팀이다. 무엇보다 유니버스는 팬파티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함께 영상(예능, 콘서트, 미팅), 화보, 라디오 등 다양한 독점 콘텐츠를 선보여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게임사가 플랫폼 사업에 팔을 걷어 붙인 것은 미래 산업 변화에 따른 것이지만, 하나의 공간에 파트너사와 이용자를 묶어야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밸브의 스팀 등을 보면 플랫폼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영향력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