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D-택트] 카카오가 만드는 보험사는 다를까?

카카오손해보험 예비인가 획득...플랫폼 사업자가 그리는 보험의 미래

금융입력 :2021/06/12 08:48    수정: 2021/06/12 08:48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최근 금융업계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진출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간편송금으로 시작한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게 됐고, 카카오가 전자금융업자 카카오페이, 증권사 카카오페이증권을 만든데 이어 손해보험업까지 금융 서비스를 확장합니다.

이중 카카오손해보험은 업계 안팎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가 보험업 예비인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보험 설계사가 직접 보험을 파는 형태가 아닌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손해보험사' 형태입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로는 캐롯손해보험이 있지만 최대주주가 한화손해보험(75.1%)이지요.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봅시다. '카카오손해보험은 보험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디지털 채널로만 운영되는 1호 보험사라고 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보긴 어렵지요. 보험상품이 복잡한데다 장기로 운용되다 보니 쉬이 인터넷과 모바일로만 가입하기 꺼려졌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과 여행자 보험 등 비교적 만기가 짧고 저렴한 소액 단기보험을 중심으로 보험의 가입 채널이 디지털로 옮겨오고 있긴 하지만, 그 외의 보험도 모두 모바일로 사람 개입 없이 가입할 수 있을까에 확답을 하긴 어렵습니다. 보험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자동차 보험을 제외하곤 사이버 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은 1%에 지나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손해보험도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소액 단기보험을 출범 초기 라인업으로 구성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키즈·카카오커머스 등과 연계한 택시 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어린이 보험, 반송 보험 등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카카오 플랫폼을 십분 활용한 상품 구성인 셈입니다. 

여기서 카카오손해보험은 빠른 시간 내 보험 종류를 다양화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히려 소액 단기보험을 위주로 보험 가입의 사용자 경험을 확 바꾸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도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피로감을 낮출 것입니다.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판매자의 관여가 큰 상품이었지만, 점점 더 관여도를 낮추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지된 그 시점에 자동차 보험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톡으로 보험을 쉽게 가입하고 보험금을 받을 때도 설계사와 고객센터와 실랑이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질 때 카카오손해보험의 진가가 발휘되겠지요. 관계자는 "고객 기반은 있지만 보험의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 바꿔나가야 하는 그런걸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고관여 상품이라 인건비가 놓더라도 유지해온 설계사 조직을 바꿀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으리란 이유에서입니다. 업계는 설계사 조직을 판매전문사로 변환하면서 인건비 대비 성과를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요.

물론 카카오손해보험이 첫 플랫폼 기반 손해보험사이기 때문에 동시에 견제가 이뤄질 것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카카오톡을 활용한 보험 가입이 '보험 모집'으로 봐야할지 '보험 광고'로 해석해야할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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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배너를 활용해 카카오손해보험의 상품이 게재되고, 카카오 자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 관련 내용이 나온다면 이는 보험 계약을 적극적으로 체결하길 권유하는 모집 행위일지 단순 광고로 볼 수 있을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보험 광고로 해석된다면 보험 계약 체결 실적에 수수료가 적어져 보험 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타 사에 가격 경쟁 맞불을 놓을 소지가 큽니다. 소비자 입장서 가격도 싸고 가입도 쉬우면 좋은 것이겠지만, 지나친 가격 경쟁이 자칫 보장의 구멍을 만들어 업의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도 있습니다.

'미래에 암이 걸릴 수도 있다' '택시를 타다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귀갓길에 강도를 만날 수도 있다'와 같은 불행을 가정해 스스로 보험을 가입하는데 마음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일상의 불운에서 오는 사건과 사고를 어떤 언어로 풀어내 미래를 보장해줄까요. 올 연말 출범 예정인 카카오손해보험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