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돈 번 곳에 세금내야…최저세율 15%

G7 재무장관, 글로벌 세제개혁안 합의…조세회피 근절 첫발

금융입력 :2021/06/06 16:02    수정: 2021/06/07 10:0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15% 최소 법인세율 도입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세제개혁 방안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글로벌 대기업들은 수익이 발생한 곳에서 세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번 세제 개혁방안이 본격 적용될 경우 조세 피난처를 활용해 세금을 회피해 왔던 구글, 페이스북, 애플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G7 재무장관들이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법인세율을 최소 15%로 정하기로 한 미국 제안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CNBC를 비롯한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대기업들은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는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세제 개혁 방안은 '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에 적용된다. 이 기준에 해당되는 기업들은 글로벌 이익의 20%는 반드시 판매가 발생한 곳에서 세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거대 IT 기업들이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 아일랜드 통해 세금 크게 줄여왔던 글로벌 IT 기업 타격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은 법인세율이 낮은 곳에 본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합법적인 탈세를 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최소 법인세율 15% ▲소득 발생지에서 세금 납부란 두 가지 원칙이 적용될 경우엔 조세 불평등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G7 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G7 재무장관들은 수 년에 걸친 논의 끝에 오늘 역사적인 글로벌 세제 시스템 개혁에 합의했다”면서 “(새로운 방식은) 글로벌 디지털 시대에 적합할 뿐 아니라 정확한 장소에서 정확한 세금을 공정하게 내도록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이 G7 합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식 트위터)

대면 협상을 위해 런던을 직접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역시 이번 합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최소 세율 합의 덕분에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법인세 개혁 문제는 지난 수 년 동안 엄청난 논쟁을 몰고 왔다. 특히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면서 공정한 과세 체제 확립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유럽 본사를 아일랜드에 설립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법인세 혜택을 누렸다. 프랑스가 31%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아이랜드는 12.5%에 불과하다.

G7 국가들이 최소 법인세율을 들고 나온 것은 이런 부당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 G20·협상 참여한 135개국 지지 등 과제도 많아 

G7 개혁안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나라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테면 그 동안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프랑스에서 올린 소득에 대해서도 12.5% 법인세를 적용받으면서 아일랜드에 납부했다. 이번 개혁안이 최종 확정되면 더 이상 이런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거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혜택을 부여하는 관행에 대한 견제 의미도 있다. 앞으로는 최소 15% 세율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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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번 개혁안이 당장 시행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른 나라들의 협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이 포함된 주요 20개국(G20)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새로운 규칙을 위해 포괄적으로 협상해온 135개국의 지지도 이끌어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베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7 재무장관들은 G20 회의에서도 같은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