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티빙'의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네이버와 지분 인수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 네이버가 6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OTT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양사는 티빙-네이버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하고, 향후 티빙 지분 투자에도 참여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서는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네이버가 티빙의 지분 15%를 취득해 CJ ENM, JTBC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설 것이라고 관측한다.
티빙 관계자는 "네이버와 티빙 지분투자에 대해 논의 중으로,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미정"이라며 "현재까지 네이버가 보유한 티빙 주식은 없다"고 말했다.
CJ ENM은 TV 중심 콘텐츠 유통에서 벗어나 OTT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그 과정을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공동 추진하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네이버가 PC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포털형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탄탄한 국내 이용자 기반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강호성 CJ ENM 대표는 자사 콘텐츠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만들 웰메이드 콘텐츠는 TV 중심의 유통에서 벗어나겠다”며 “티빙이나 다른 OTT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유통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용률 한자릿수 못 벗어나는 국내 OTT
글로벌 노리는 '네이버-티빙' 연합 등판
네이버와 티빙은 해외 OTT가 과점한 국내 시장을 헤쳐나갈 좋은 파트너다.
네이버는 개방형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 월정액 기반 영화·방송프로그램 다시보기 서비스 '시리즈온', 스타와 팬을 타깃으로 한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이용률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외산 서비스에 비해 크게 뒤지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누구나 동영상을 게재하고 소비할 수 있는 개방형 동영상 서비스 카레고리에서 유튜브의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62.3%인데 반해 네이버TV는 4.8%에 불과하다.
월 이용료를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할 수 있는 플랫폼 간에 비교하면, 넷플릭스 이용률은 16.3%로 티빙 이용률 3.0%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시리즈온의 경우 당시 방통위 조사에서 선택지로 제시되지 않아 통계가 부재하다.
이용률 1.3%인 브이라이브의 경우, 네이버가 관련 사업에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 1월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양수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4천118억원을 투자해 비엔엑스 지분 49%를 인수했다.
일단 국내 시장을 잡기 위해 네이버-티빙 연합체가 선보인 상품은 티빙 옵션이 들어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다. IPTV나 타사 OTT에서 CJ 계열 VOD 3~4편을 구매하는 가격이 티빙 옵션이 들어간 네이버플러스의 월 시청료(4천900원)와 비슷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 티빙의 방송 VOD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양사는 이용률이 한자릿수에 불과한 각각의 동영상 서비스들을 국내 시장에 한정하기 보단, CJ ENM과 티빙의 새 전략을 통해 글로벌까지 노린다.
CJ ENM 콘텐츠 전략 발표에 따르면 티빙은 2023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 제작,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2022년에는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해 ‘No.1 K콘텐츠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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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지난 해 10월 출범 이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고, 같은 기간 앱 신규 설치율은 67%, 월간 UV도 41%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티빙 멤버십 제휴에 이어 이번에 지분 투자까지 이어졌으며, 향후엔 보다 진척 상황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