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명정보 분석해 치료 후 만성질환 알아냈다

개인정보위, 국립암센터·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합동 연구 사례 발표

컴퓨팅입력 :2021/06/03 14:03

보건·의료 분야 가명정보를 활용해 암 환자가 치료 이후 심뇌혈관질환과 근골격계질환, 대사질환 등을 빈번하게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일 국립암센터에서 진료를 받은 주요 6대 암 환자의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발생을 9년간 장기 추적조사해 얻은 결과를 소개했다.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포함된 6대 암은 우리나라에서 주요하게 발생하는 암종으로 전체 암 발생의 63%를 차지한다.

이번 연구는 개인정보보호위가 실시하는 '가명정보 활용 5대 분야 7개 과제'의 하나로 추진됐다. 국립암센터가 보유한 20만명의 임상 정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국민 20만명의 진료정보 등 양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가명처리해 결합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최근 조기 진단 기술과 치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70.3%으로 향상되면서, 5년 이상 암 생존자의 1차 치료 이후 발생하는 장기적인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관리를 통한 치료 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관들은 가명정보 결합을 통해 암 생존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합병증, 만성질환 등 중요 정보를 관찰했다. 

이번 연구의 1차 분석결과로, 국립암센터를 방문한 환자 중 암이 없었던 일반 환자에 비해 암 환자에서 합병증 및 심뇌혈관질환, 대사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만성질환의 발생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6대 암환자는 일반 환자군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중 심부전은 81%, 심근경색은 50%, 뇌졸중은 25% 가량 발생 빈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의 발생 빈도가 심뇌혈관질환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골격계질환 중 골절은 6대 암 환자에서 일반 환자군에 비해 47% 더 많이 발생했다. 

대사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당뇨병의 발생은 35% 더 많았다.

일반 환자에 비해 암 환자에서 대사질환, 심뇌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발생이 많았으며, 암 생존 후 장기적인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지속적인 관리와 예방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결과다.

기관들은 향후 심층분석을 통해 6대 암종별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세부 발생 현황과 발생 주요 요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번 결합 데이터를 적용한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암 생존자들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질환에 대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생존율이 향상되면서 암 생존자가 200만명에 이르고 있고,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암 치료 이후의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시범사례를 통해 암 생존자의 만성질환 관리뿐만 아니라 정밀의료를 통한 임상의료 효율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환자 중심의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지난번 폐암 치료효과 연구 사례에 이어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향후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의 또 다른 축인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실증데이터와 예측모델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서비스까지 개발된다면 국민건강 증진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