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상승세 지속될 듯…반도체 활황·글로벌 교역 회복

전품목 균형 성장…수출 물량도 정상궤도 진입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6/01 13:43    수정: 2021/06/01 20:43

‘수출 1988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대폭 상승’ ‘1~5월 누적 수출 2천484억 달러로 사상 최고’ ‘3개월 연속 5월 수출액 1위’ ‘13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2개월 연속 9대 지역 수출 모두 증가’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잠정치)’에서 나온 기록들이다. 5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45.6%와 37.9% 증가한 507억3천만달러와 478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9억3천만달러로 1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5월 수출입동향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추출 지속 성장을 위한 우호적 기반 조성

5월 수출입 실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재에도 역대 1위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수출 흐름을 지속할 수 있는 대내외 신호들이 포착됐다.

전 세계 교역 회복세가 뚜렷하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발표에 따르면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10대국 1분기 수출이 모두 증가세로 증가했다.

우리 수출도 2개월 연속 9대 전 지역이 증가했다. 2개월 연속 전 지역 수출 증가는 2011년 3월~5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바이오헬스 등 일부 품목 의존도가 높았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으로 대부분 품목이 호조세로 전환했다. 주요 15개 품목 가운데 조선을 제외한 14개 품목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증가율이 182.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석유제품(164.1%), 석유화학(94.9%), 자동차(93.7%), 가전(89.4%), 철강(62.9%), 섬유(57.6%), 무선통신기기(41.4%), 디스플레이(38.6%), 이차전지(32.1%), 일반기계(25.9%), 반도체(24.5%), 컴퓨터(7.5%), 바이오헬스(1.5%), 선박(-14.9%) 등의 순이었다.

최근 수출 여건 변화

특히, 주요 국가의 투자와 생산활동 재개를 보여주는 중간재 수출이 지난해 5월 -43.6%에서 올해 77% 증가로 대반전에 성공했다. 우리 수출의 30~40%를 차지하는 글로벌 경기민감 품목인 중간재가 호조세로 돌아선 것은 우리 수출 전망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수출 양축의 하나인 수출 물량도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최근까지 수출 상승세는 수출단가 상승이 주도해왔으나 그동안 주춤하던 수출 물량이 4월에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등한 데 이어 5월에는 1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수출의 양축인 수출단가와 물량이 모두 두 자리 증가했다.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시장 활황도 한몫 했다. 역대 연간 수출액 1~2위였던 2017~2018년에는 반도체가 초호황기를 맞으며 반도체 연간 수출 기록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올해 5월 반도체 수출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1~5월 누계 수출액도 460억달러로 2018년(501억달러)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월별 수출액 추이(단위: 억달러)

산업부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시장 전문기관의 긍정적 전망 등이 이어지며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반도체 장비 수입은 2017~2018년 슈퍼 사이클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반도체 장비 수입이 6개월 가량 반도체 수출을 선행하는 경향을 볼 때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를 기대할 수 있다.

■ 주요 품목별 동향

반도체는 스마트폰 5G 본격화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확대 등으로 모바일 및 서버용 메모리 주문 증가가 본격화했다. 특히 응용처별 수요 확대로 인해 메모리 고정가격이 상승하고 비대면 경제수요 지속에 따라 노트북 판매 호조 등으로 지난해 5월 80억7천만달러에서 올해 24.5% 늘어난 5월 100억4천만달러를 기록, 11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미국 한파 등 글로벌 공급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높은 수출단가가 유지돼 지난해 5월 23억4천만달러에서 올해 5월 45만7천만달러로 갑절 가까이 늘어났다. 또 주요 국가 경기회복으로 인한 자동차·가전·섬유 등 전방 사업 수요 증가로 합성수지·합섬원료·합성공무 등의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도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도 미국·EU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와 친환경차와 SUV 수출단가가 강세를 이어가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5월 품목별 수출 증감률(%)

자동차부품은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공장이 생산량을 조절했지만 미국·EU·중국 등 주요국 소비심리 개선으로 자동차 판매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가전은 주요시장인 미국·EU의 빠른 경기회복 속도와 경제 정상화에 따른 가계 소비 증가, 우리 기업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더불어 신제품 출시, 원자재 가격·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판매 단가 증가가 수출을 11개월 연속 증가로 이끌었다.

무선통신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유럽 시장 판매호조로 인한 완제품 수출 증가와 함께 탄탄한 중국 부품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41.4% 늘어났다.

디스플레이는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노트북·모니터·TV 수요확대로 LCD 물량·단가도 상승하는 등 디스플레이 전반적인 출하량 증가로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컴퓨터도 5G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인한 데이터 대용량화와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회복으로 SSD 단가 상승,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3개월 연속 늘어났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성장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지원 정책으로 주요 OEM의 선제적 배터리 물량 확보 등으로 미국 수출이 3배 이상 늘어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바이오헬스는 기존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가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위탁생산(CMO)하는 바이오의약품 위주 수출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EU·인도 등 진단키트 수요가 이어지면서 21개월 연속 증가했다.

■ 주요 지역별 수출 동향

중국은 공장 가동률 정상화와 수출입이 지속해서 호조세를 띠는 가운데 철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등 품목이 선전했다. 특히 5G 프리미엄 제품출시에 따른 휴대폰 부품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7개월 연속 늘어났다.

미국은 자동차·반도체·석유제품 등의 호조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는 미국 소비심리가 회복하면서 반도체 수급 영향에도 신차 모델 출시 등 국산 브랜드 판매량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또 D램 수요와 가격 상승, 5G 채택 본격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지속 증가 등이 수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5월 지역별 수출 증감률(%)

EU는 락다운 완화조치가 본격화하면서 유로존 내 소비심리 개선, 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자동차·일반기계·무선통신기기 등의 호조로 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본은 글로벌 공급난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과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등의 선전으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아세안은 디지털 경제 활성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 디스플레이·철강 분야가 선전하면서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 산업부, 수출 총력 대응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5월 수출은 3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기저효과와 상관없이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선전하면서 최근에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내용 면으로도 우리 수출 펀더멘탈이 견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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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그동안은 반도체·자동차 같은 주력 품목이 우리 수출을 이끌고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의 신성장 품목이 뒤를 받쳤다면, 이제는 우리 수출의 허리인 중간재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2개월 연속 50% 이상 증가하며 모든 품목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그러나 “공급망과 물류 차질 등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관계부처와 함께 철저히 대응하는 한편, 무역금융, 비대면 마케팅 등 수출 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2021년이 수출 반등을 넘어 새로운 수출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