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이 과도한 신원 정보를 요구한 인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지디넷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왓츠앱은 지난 26일 델리 고등법원에 최초 작성자 신원 제공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새 법령과 관련해 인도 정부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했다.
왓츠앱은 새 규정이 헌법에 위배되며, 인도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또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실제 정보가 온라인 상에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왓츠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비스를 통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도 정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새 법령은 세 달의 유예과정을 거쳐 이달 26일부터 시행됐다. 법령은 ▲불법 메시지 최초 작성자 신원 인도 정부에 공개 ▲인도 정부의 요청 시 관련 콘텐츠를 36시간 이내 제거 ▲사이버 보안 관련 72시간 이내 수사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왓츠앱은 새 규정에 따라, 주요 특징인 대화 암호화 과정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초 작성자 공개 시 데이터베이스가 추적 가능해지며, 메신저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정보 유통을 통제하기 위해 이 같은 법령을 통과시켰다는 의혹도 있다. 지디넷은 특히 인도 정부가 SNS가 인도의 실제 코로나19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비평가들의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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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부족한 산소 탱크를 위해 애원하는 사람의 사진 등 인도 내 실시간 상황이 전달되며, 인도 내에서 SNS가 믿을 만한 정보 통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SNS 상에서는 '인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됐다'는 주장과 팬데믹 상황에서 1억명이 참가하는 인도 최대 종교박람회 개최를 승인한 것 관련해 모디 총리에 대한 조롱이 나오고 있다.
왓츠앱 대변인은 성명에서 "전 세계의 시민사회와 기술 분야 전문가들은 사적인 메세지를 추적해야 하는 새 규정이 암호화 과정을 파괴하며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며 "왓츠앱은 사람들의 개인 메시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도의 법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