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D-택트] 신한은행의 '은행 앱도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은행 최초 디지털 월렛 출시 및 배달 서비스 구상

금융입력 :2021/05/29 09:13    수정: 2021/06/03 16:16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을 통해 대부분 금융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모바일은 '손 안의 은행'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이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나요? 저는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접속합니다. 월급날 그리고 카드 이용대금 이체날 정도 입니다. 메시지 서비스로 시작해 거대한 플랫폼이 된 '카카오톡'에 들어가는 횟수를 비교해 보면 지나치게 적은 숫자이죠.

한정적인 접속자 수와 월급날에만 집중되는 접속 일자가 모바일 뱅킹 앱이 플랫폼이 될 수 없는 태생적 한계였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플랫폼을 등에 업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와 동등한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항변해왔습니다. 플랫폼에 금융 한 스푼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됐지만, 금융사가 플랫폼이 하는 쇼핑·배달 등의 서비스를 할 순 없기도 했고요. 금융위원회는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에게도 플랫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허물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은행 앱도 카카오와 네이버 못지 않은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신한은행입니다. 신한은행은 규제 빗장이 풀리자마자 배달 플랫폼 운영을 선언하고, 배달 대행업체 '생각대로'와 손잡고 관련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다르게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소상공인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을 구상 중이며 올 하반기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한은행은 배달에 이어 국내 은행 최초로 디지털 월렛 '쏠 지갑'도 선보였습니다. 모바일 뱅킹 앱 '쏠'에 들어가 있는 기능으로 ▲간편결제 ▲포인트 ▲쿠폰 ▲마이자산 ▲디지털 자산 ▲전자문서지갑 ▲공과금 납부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쏠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기능을 한 데 모은 것이지요. 

쏠지갑 메인화면

신한은행 고현정 디지털사업부 수석은 "자산 관리 서비스 등 고객의 자산 관리에 관한 서비스를 한 데 모으자는데 일차적으로 촛점이 맞춰졌다"면서 "신분증 처럼 지갑 속에 들어있는 것들 돈과 관련된 것들을 쏠 지갑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바구니'를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도 덧붙여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등 디지털 자산 거래도 쏠 지갑서 쉽게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미 신한은행도 KB국민은행처럼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신탁)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바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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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이 같은 노력은 모바일 뱅킹 안에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해 생활 밀접형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을 조금씩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체만 하러 들어온 뱅킹 앱에서 쿠폰을 살 수 있고, 좀 더 저렴했다는 사용자들의 경험이 생긴다면 차츰차츰 접속 빈도가 늘 수 있을 겁니다.

우려되는 점도 물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디지털 월렛과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가 혹여 기본적인 모바일 뱅킹의 기능을 저해하진 않을까하는 걱정입니다. 기본을 지키되 금융의 플랫폼을 만들어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