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도 접어야 산다더니..." 폴더블PC 앞날 '오리무중'

윈도10X 출시 백지화로 UX 통한 차별화 난관...코로나로 시장 상황도 변화

홈&모바일입력 :2021/05/24 16:04    수정: 2021/05/24 18:34

타이거레이크를 탑재한 인텔 폴더블 PC 시제품, 호스슈 벤드. (사진=지디넷코리아)
타이거레이크를 탑재한 인텔 폴더블 PC 시제품, 호스슈 벤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 해 초 이후 감감 무소식인 폴더블PC나 듀얼스크린 PC 흥행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여러 요인이 겹쳐 폴더블PC의 미래를 흐리게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폴더블PC 특화 운영체제인 윈도10X 출시를 백지화하면서 기존 PC와 다른 새로운 UX(이용자 경험)를 보여 줄 운영체제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새로운 폼팩터를 갖춘 PC를 시장에 내놔야 했던 가장 큰 이유인 '수요 창출'은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달성된지 오래다.

■ 공개 1년 7개월만에 "윈도10X 출시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9년 10월 윈도10X 공개 당시 시연용 기기로 자체 개발중인 듀얼스크린 PC '서피스 네오'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이 운영체제가 듀얼스크린·폴더블PC 등 새 폼팩터를 갖춘 PC용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네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원래 서피스 네오를 지난 해 말에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해 5월에는 출시 시기를 1년 미룬 데 이어, 10월에는 서피스 네오 출시일이 미뤄졌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지난 18일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윈도10X을 올해 따로 출시하는 대신 올 하반기 출시할 윈도10 업데이트에 관련 기능을 흡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서피스 네오 출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 새로운 UX 뒷받침할 운영체제가 사라졌다

윈도10X 개발 중단은 폴더블PC 등을 개발하던 글로벌 PC 제조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PC와 다른 새로운 UX(이용자 경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운영체제 지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델 폴더블 PC 시제품, 컨셉트 오리. (사진=지디넷코리아)

PC 업계는 지난 해 초부터 인텔 '호스슈 벤드', 델테크놀로지스 '컨셉트 오리' 등 다양한 폴더블PC 시제품을 공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용화된 폴더블PC는 레노버가 작년에 출시한 '씽크패드 X1 폴드'가 유일하다.

PC 제조사 등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라이선스 정책 등을 이용해 새로운 폼팩터 PC 출시를 제한해 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대해 "루머나 추측성 내용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 "접어야 산다"→"안 접어도 살만 하네"

코로나19 범유행(팬데믹)은 PC 시장에는 호재였지만 폴더블 PC 등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해 1분기에는 중국이나 대만 등 각종 공급망이 생산 중단·물류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신규 제품 개발도 이에 따라 자연히 제약을 받았다. 또 2분기부터는 원격 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으로 PC 수요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2018-2021 전 세계 완제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PC 출하량은 9천100만 대 이상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1% 늘어났고 전체 PC 출하량도 3억 대를 넘었다. 한국IDC도 "올 1분기 국내 PC 출하량 역시 10년 만에 최대치인 189만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부품 수급난으로 기존 제품 생산도 벅차다"

여기에 지난 해 말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수급 불균형도 문제다. 주요 PC 제조사들은 예년 대비 늘어난 노트북 수요를 맞춰야 하지만 여러 부품들이 돌아가며 수급난을 빚어 이를 수습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PC 업체 구매 담당자는 "노트북용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 패널 뿐만 아니라 각종 부품이 예측할 수 없는 순서로 공급난을 일으켜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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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상용화된 폴더블 PC는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가 유일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결국 폴더블PC와 듀얼스크린 PC는 마이크로소프트 정책 변화, 기존 PC 수요 증가, 반도체 수급난 등 외부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해 초 시제품인 '호스슈 벤드'를 공개한 인텔도 폴더블PC에는 미온적이다.

인텔은 CES 2020에서 PC 경험 향상을 위한 '아테나 프로젝트'에 폴더블 PC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아테나 프로젝트'는 지난 해 '인텔 이보'(EVO)로 한 단계 더 강화됐다. 그러나 인텔 관계자는 "인텔 이보에 폴더블 PC 관련 새로운 기준은 아직 추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