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왜 인앱결제만 강요?"…팀 쿡 "투자 수익 필요"

애플·에픽 간 앱스토어 소송서 열띤 공방

홈&모바일입력 :2021/05/22 08:2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앱스토어 소송 증언대에 섰다. 사실상 이번 재판 마지막 증인이었던 팀 쿡에 대해 담당 판사는 날선 질문을 던지면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CNBC,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속개된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앱스토어 소송 마지막 날 공판에선 팀 쿡 애플 CE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이날 공판 막판엔 재판을 주관하고 있는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팀 쿡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팀 쿡 애플 CEO(사진=씨넷)

CNBC에 따르면 로저스 판사는 이날 쿡에게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더 저렴한 요금(을 내는 결제방법)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쿡은 "그렇게 할 경우 우리 지적재산권에 대한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에픽 같은 업체들이 앱스토어에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로저스 판사는 이용자들에게 웹브라우저를 통한 인앱결제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추가 질문을 했다. 애플의 인앱결제만 강요하는 대신 에픽 같은 업체들이 이용자들에게 웹브라우저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링크를 제공해줄 수는 없느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팀 쿡은 애플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에 대해 로저스 판사는 “하지만 인앱결제에선 경쟁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CNBC가 전했다.

■ 판사 "은행 앱엔 왜 수수료 없나" vs 팀 쿡 "디지털 상품거래에만 부과"

로저스 판사는 또 “게임업계는 갖고 있는 지적재산권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돈을 벌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재차 질문했다.

이에 대해 팀 쿡은 무료 앱들은 개발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때보다 앱스토어에서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15만개 API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수 많은 개발 도구들과 고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 지적재산권에 대한 수익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

로저스 판사는 팀 쿡의 이런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로저스는 “그러면 웰스파고 같은 은행 앱들에선 왜 수수료를 받지 않느냐”면서 “게임 이용자들에게 부과한 수수료를 웰스파고에게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팀 쿡이 “그건 애플이 디지털 상품 거래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고 반박하자 로저스 판사는 “그건 애플이 정한 규칙이다”고 되받아쳤다.

팀 쿡을 끝으로 3주 간의 공판 일정은 모두 끝났다. 이번 재판은 24일 최종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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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배심원 없이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단독 진행한다. 따라서 배심원 평결 절차 없이 곧바로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24일 재판이 종료되더라도 판결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로저스 판사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 주에서 수 개월 가량 걸릴 것이다”고 밝힌 적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