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개방? 맥OS 보안 문제 봐라"

에픽게임즈 간 법적 공방서 자사 플랫폼 보안 위협 인정

애플이 맥OS에 대한 보안 위협이 실재한다고 인정했다.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을 두고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반박이다.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플랫폼 사업자의 강력한 통제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씨넷은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크레이그 페더리히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 지원에서 열린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반독점 소송 증언자로 나서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페더리히는 작년 5월 이후 맥OS 맬웨어 130종이 발생했으며, 이 중 하나는 시스템 30만개를 감염시킨 점을 언급했다. 애플이 자체 노력 또는 서드파티 업체의 지원을 통해 매주 맬웨어 몇 개를 제거하고 있음에도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M1 칩이 탑재된 새로운 아이맥 (사진=애플)

그러면서 "맥이 여전히 PC보다는 안전하다고 믿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의 다른 기기보다 상당히 더 큰 맬웨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애플이 그 동안 타 PC 대비 맥이 보유한 경쟁력으로 보안을 내세워온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게 씨넷의 평가다.

에픽게임즈는 iOS 기기에서 앱스토어 외 수단으로도 앱 설치 및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 시장 경쟁을 제한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번 소송은 에픽게임즈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자체 결제 서비스를 홍보하자, 애플이 인앱결제 이외 다른 결제 수단 홍보를 금지하는 앱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이 앱스토어 외 앱 설치 수단을 허용해야 할지를 두고 법적 공방이 전개되면서, 이용자 보안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페더리히는 애플의 이런 정책이 기기를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요즘 스마트폰에서 표준화된 카메라, 마이크, 위치 데이터, 2단계 인증 기술 등은 매력적인 타겟이고, 이 모든 것들은 공격자가 잠재적으로 기기에 접근하거나 제어 권한을 탈취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보안업계 관점에서, 애플 측의 이번 주장이 낯선 내용은 아니다. 글로벌 보안 기업 맬웨어바이트는 작년 맥에서 발견된 맬웨어 개수가 타 PC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맥 이용자들이 안전하다고 과신하고 있는 점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