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출시된 바이오하자드는 게임 시장의 호러게임에 대한 기반을 세운 게임이다.
음산한 분위기, 제한된 공간을 누비면서 단서를 찾아으며 동선을 확보하고 이 과정에서 접근하는 적을 회피한다는 개념은 16비트 콘솔 시절에도 존재했다.
바이오하자드는 이에 더해 게임 속 공간을 3D로 구현해 캐릭터 운신의 폭을 넓혀 이용자에게 현장감을 부여하고 적을 제압할 수단은 주되 적재적소에만 사용해야 하는 제약을 걸어 긴장감을 부각했다. 이는 현대 호러 게임의 기본 문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긴 시간 시리즈가 이어지며 바이오하자드의 게임성에도 이런저런 변화가 생겼다. 1990년대 시리즈인 1편부터 3편까지는 호러 영화를 연상케 하는 게임이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 출시된 4편부터 6편까지는 액션성이 부각됐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이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역사를 한데 모은 게임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이용자가 통과해야 하는 지역을 4개로 구분하고 각 지역마다 액션과 호러로 구분한 콘셉트를 적용해 기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팬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각 지역마다 각자의 콘셉트를 굉장히 충실하게 구현한 것이 눈길을 끈다.
끈질기게 추격해오는 적을 떨쳐내고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속해서 도망가야 하는 알치나 드리트레스쿠의 성, 적에게 대항할 수단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어두운 맵을 탐험해야 하는 도나 베네비엔토의 성, 이용자의 피지컬을 최대한 활용해서 캐릭터를 움직여야 하는 살바토레 모로와의 전투, 액션 게임인 것처럼 화끈한 화력전을 즐길 수 있는 칼 하이젠베르크와의 전투 등 각 콘셉트가 굉장히 높은 완성도의 게임 플레이로 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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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다소 전형적으로 여겨지지만 흥미를 자아내는 시나리오는 개연성에 문제가 없는 식으로 전개되며 몰입을 높인다. 앞서 이야기 한 각 지역의 보스 캐릭터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것도 몰입을 돕는 요소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호러 게임을 좋아하는 이가 충분히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도나 베네비엔토의 인형을 찾아 해매는 과정은 잔인한 표현이 없이 심리적인 압박만으로도 이용자에게 굉장한 긴장감을 준다. 고어 표현 혹은 갑작스럽게 놀라게 하는 연출이 아닌 다른 형태의 공포를 좋아하는 이가 만족할만한 게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