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 딱 아는 네이버 ‘장소 추천’..."지역·장소·이용자 이해가 핵심"

네이버 검색의 브레인 에어스페이스팀 김창회·전영환 개발자를 만나다

인터넷입력 :2021/05/11 16:19    수정: 2021/05/12 09:15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가 내 취향과 감성에 꼭 맞는 장소를 추천해주는 세상이다.

일일이 ‘손품’ 팔지 않아도 AI가 내 목적과 의도를 파악해 마음에 들 법 한 장소들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하고 귀찮은 검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검색 포털에서 맛집을 찾을 때 교묘하게 편집된 광고 게시물부터 눈에 띄었지만, 이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보다 정확하고 필요한 맞춤형 정보가 우선 노출된다.

이처럼 네이버의 발전된 장소 검색에 힘을 쏟는 조직이 바로 네이버 Search(서치) CIC ‘에어스페이스팀’이다. 이 팀은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P.O.I(Point Of Interest, 장소 정보) 데이터를 학습해 장소의 특징, 장소 간 유사성, 사용자 선호도 등 다양한 특징을 조합, '가볼 만한 최적 장소'를 추천해주는 AI 기술 기반 엔진을 개발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네이버 에어스페이스팀의 김창회, 전영환 개발자는 지난 7일 열린 ‘2021 네이버 검색 콜로키움’ 행사에서 장소 추천과 관련한 발표를 진행해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개발자를 만나 네이버 장소 추천 기술에 숨은 비법을 알아봤다.

네이버 Search(서치) CIC AirSPACE(에어스페이스)팀 전영환(오른쪽), 김창회 개발자

"좋은 추천이란 지역과 장소, 이용자 이해하는 것"

발표 내용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역과 장소, 이용자를 이해하는 것’을 좋은 추천의 기반으로 판단한다. 네이버가 갖고 있는 장소 관련 정보들을 이용해 이용자의 취향과 상황을 파악해 적합한 장소를 추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정 장소의 분위기, 목적 등 주요 키워드를 추출하고, 현위치와 시간, 실시간 검색의도 등을 반영한다. 

네이버가 정의하는 좋은 추천의 기반은 지역, 장소, 유저를 이해하는 것.

이를 통해 이용자가 우아한 분위기를 선호하는지, 양식을 좋아하는지 등을 파악한다. 네이버 가진 사용자의 클릭율이나 클릭패턴뿐 아니라 블로그, 카페, 예약, 영수증리뷰 등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고도화된 추천 서비스를 구현한다.

전영환 개발자는 “좋은 추천이란 지역과 장소, 그리고 사용자의 취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놓여 진 상황에 맞는 장소를 적절하게 제안해주는 것”이라며 “추천을 통해 사용자가 잊고 있었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도 자신이 좋아할만한 장소를 발견시켜 줌으로서 뜻밖의 기쁨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장소 이해하기 위한 모든 요소 '콘텍스트'..."콘텍스트를 잘 파악해야" 

장소 추천에는 다양한 콘텍스트가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네이버는 장소를 이해하기 위해 고려하는 모든 요소들을 ‘콘텍스트’(Context, 맥락)라고 정의한다. 시간, 선호메뉴, 분위기, 주차여부, 리뷰수, 현위치, 예약여부, 거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콘텍스트를 잘 분석하는 것이 장소 이해의 기반이 된다. 김창회 개발자에 따르면 콘텍스트는 세대 간에도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MZ 세대는 ‘핫플’, ‘인생샷’, ‘인싸’, ‘감성카페’, ‘뷰맛집’ 등 간단하게 설명되면서도 재밌게 표현되는 키워드들을 통해 장소를 설명하려 한다.

또 코로나19 등 환경 변화도 콘텍스트에 영향을 미친다. ‘개별룸’, ‘한적한’, ‘위생적인’ 키워드의 영향력이 높아졌는데, 에어스페이스팀은 바로 이런 키워드들을 추출해내고, 검색과 추천 서비스에 활용함으로써 사용자 만족도를 높인다.

지난 2016년에는 장소별로 콘텍스트를 추출하는 코나(ConA, Context recognition AI) 기술을 개발, 네이버에 축적된 콘텐츠 빅데이터를 분석해 글 맥락에서 장소의 방문 목적이나 분위기 등을 자동 추출했다. 또 이를 여행지 추천에 접목해 사용자가 가장 좋아할 관광 테마와 명소 등을 정리해 추천했다. 나아가 실시간 위치기반 기술이 추가된 ‘스마트 어라운드’에도 적용해 이용자가 위치한 지역과 시간을 분석함으로써 바로 음식점, 관광지, 액티비티 등을 추천하고 있다. 네이버는 코나 기술을 포함해 위치기반 추천과 개인취향 기반 추천 등으로 구성된 AI 기반 장소 추천 기술인 에어스페이스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창회 개발자에 따르면 콘텍스트를 잘 분석하는 것이 장소를 이해하는 기반이 되는데, 이런 콘텍스트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모델의 성격이나 방향이 달라진다.

논임베딩·임베딩 모델로 다양한 추천 서비스 제공...가려진 맥락까지 읽는다

네이버의 콘텍스트를 고려한 POI 추천 기술

네이버는 명시적으로 드러난 콘텍스트를 활용하는 ‘논임베딩(Non-Embedding) 모델’과, 내재된 콘텍스트까지 활용 가능한 ‘임베딩’(Embedding) 모델 등 다양한 장소 추천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여기서 쓰인 임베딩이란 분리된 정보를 연속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하는 딥러닝 기법을 뜻한다.

먼저 논임베딩 모델이 적용돼 있는 스마트어라운드는 시간, 연령, 성별 등의 콘텍스트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현재 검색한 위치 주변에서 적합한 장소를 추천한다. 사용자가 관심있을 만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 할인 행사, 신제품 출시 등 새 이벤트가 진행 중인 주변 매장 정보가 노출된다. 어떤 장소에 대해 어느 시간대, 성별, 연령 그룹에서 많이 검색하고 클릭했는지를 수치적으로 표현해, 연관도가 높은 순선대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전영환(왼쪽), 김창회

하지만 논임베딩 모델은 내재된 콘텍스트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내재된 콘텍스트란 사업자가 명시적으로 등록시켜 놓지 않았지만, 사용자들의 패턴이나 리뷰 등에 언급된 내용 등을 종합해서 파악할 수 있는 요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분위기, 동행자, 가성비 등이 있다.

이런 한계 때문에 네이버는 장소 추천 시 내재된 콘텍스트까지 활용하기 위해 임베딩 모델을 개발했다. 사용자의 장소클릭 행태나, 언어나 장소 등 사람들이 이해하는 단어를 숫자 형태의 벡터(Vector)로 표현해 사용자가 특정 장소를 검색한 후 이어 클릭하는 장소들을 분석한다. 이어 위치, 거리, 분위기, 목적 등 내재된 의미를 분석해 연관도가 높은 순으로 분류한다.

예약한 장소와 관련 있는 장소 목록 만드는 '글로벌 콘텍스트'...처음 가는 지역 검색 만족도 높여주는 '지식 그래프'

글로벌 콘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장소추천

네이버의 임베딩 모델 중 예약기반추천에 적용된 ‘글로벌 콘텍스트’ 모델은 사용자가 네이버를 통해 장소를 예약한 후 검색하는 행동을 분석한다. 이렇게 하면 예약한 장소와 관련 있는 장소 목록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 때 목록 안에 있는 장소들의 상관관계가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견 펜션’을 예약한 사용자는 펜션 이용 후 애견 동반 가능 식당, 애견 운동장 등을 찾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 특정 사용자가 애견 펜션을 예약하면 애견 동반 식당과 카페 등을 추가로 추천한다.

또 전영환 개발자에 따르면 지역에 대한 콘텍스트를 강하게 학습하고 이를 추천에 활용하는 모델의 경우, 학습하는 데이터는 장소에 대한 클릭을 바탕으로 한다. 이 때 사용자 클릭은 검색의 대상이 된 특정 지역(예: 강남역) 부근에서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사용자가 기존에 검색한 적 없던 지역이나, 지역 이외의 다른 콘텍스트(업종, 메뉴)의 경우 추천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지식 그래프를 이용해보니 지역에 대한 추천 정확도가 기존 모델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네이버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를 활용해 장소들을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메타데이터(예: 메뉴, 분위기)들과 연결해 하나의 그래프로 표현한다. 올 하반기 도입될 지식 그래프는 ‘특정 지역’이라는 특성에서 벗어나 메뉴나 분위기 등 다른 메타데이터로 표현돼 있기 때문에 처음 검색하는 지역에서도 이전 대비 만족스러운 추천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영환 개발자는  “지식 그래프 자체 이용 테스트 결과 처음 검색하는 지역에 대한 추천 정확도가 기존 모델 대비 약 4배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지역 위주 학습을 기반으로 추천을 한 경우, 처음 가는 장소에서 장소를 추천받고자 하는 경우 제대로 된 추천을 할 수 없지만 지식 그래프를 사용하면 처음 가는 지역이나 거리적으로 떨어진 장소들에 대해서도 좋은 추천 품질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어뷰징 필터링 기술도 고도화..."사용자가 추천맥락 함께 파악할 수 있게 할 것"

네이버 장소 추천 기술의 결론

네이버는 나한테 맞는 좋은 추천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과 동시에, 불필요한 광고성 정보 등을 걸러주는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어뷰징이라고 판단되는 액션(일관성 없이 클릭한다거나, 업체가 의도적으로 클릭수를 높인 경우 등)을 콘텍스트 추출 시 제외하는 등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나아가 네이버 에어스페이스팀은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추천 사유를 함께 제공하는 추천 기술 등을 연구 중이다. 또 네이버의 빅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다양한 모델에 도입해 장소 추천 품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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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환 개발자는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추천 사유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추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 선호했던 곳과 비슷한 분위기의 장소거나 선호하는 메뉴가 있거나, 주변에 가까운 곳 등을 함께 알려주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추천의 맥락을 함께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 장소, 지역 등에 대한 이해를 더 높여 사용자에게 더욱 적합한 장소를 추천하기 위해 네이버가 보유한 데이터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각 데이터 특성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도입하고 이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면서 “장소 추천 외에도 ‘지역’이라는 관점에서 추천할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연구 중이다. 지역에 특화된 이벤트나 해당 지역의 인플루언서, 지역 리뷰 등을 함께 제공해 지역 서비스의 외연을 지속 확대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