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우리나라에 맞춘 ‘한국형 예보’ 시대 눈앞

이르면 2022년 말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본격 활용

과학입력 :2021/05/06 14:00

그동안 국내 날씨 예보에 사용돼 온 영국통합모델(UM)이 이르면 2022년 말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로 대체될 전망이다.

박광석 기상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차세대 수치예보모델 개발사업단' 현판식에서 제막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상청

KIM은 기상청이 기상기술 자립과 우리나라 지형과 기후 특성에 맞는 자체 수치예보 기술보유를 위해 2011년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4월 28일부터 날씨 예보 생산에 활용해 운영 중인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이다.

기상청은 그동안 세계 2위권인 UM을 사용해 왔으나 한반도 지형적 특성과 동아시아 기후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있어 KIM을 개발했다.

대한민국은 KIM 개발로 독일·러시아·미국·영국·일본·중국·캐나다·프랑스에 이어 9번째 전 지구 수치예보모델 보유국이 됐다.

KIM은 하루 4번 중단 없이 운영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날씨 예측과 관측 자료가 부족한 바다, 산악, 대기 상공 예측도 가능하다. 예측결과는 기상청 홈페이지방재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재해예방 관련 기관과 국민에게 실시간 제공되고 있다.

권영철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은 “KIM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기상·기후 환경 변화를 우리나라 특성에 적합하게 반영할 수 있고 문제점 발견 시 즉각 수정·보완·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센터장은 “KIM은 지난 1년간 예보 현장에서 활용되면서 예보관과 개발자 협력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2020년에 두 차례 업그레이드됐고 올 여름철을 대비해 4월에 추가 성능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앞으로 통합 물 관리, 미세먼지 등 분야별 수요에 따라 맞춤형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권 센터장은 “지난 1년간 KIM의 예측성능은 태풍·폭염·장맛비 예측에서 UM과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며 “지난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바비·마이삭·하이선) 예측성능은 UM보다 진로 예측은 다소 떨어졌지만 강도 예측은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차세대 수치예보모델 개발사업단'을 방문해 임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기상청)

한반도 폭염 사례는 30도 이상 고온에 대한 예측성이 UM보다 높게 나타났다. 장마 기간 평균 강수 예측정확도도 UM과 유사하게 나왔다.

기상청은 자체 기술 개발과 예보 현장 적용 경험을 살려 2023년까지 자체 모델 보유국 가운데 상위권 성능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기상청은 관측 자료를 지속해서 추가 활용하고 수치모델의 강수 과정과 지면-대기 상호작용 등을 개선해 예측성능을 높이는 한편, 예보관과 함께 모델 특성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해 예보 현장에 더욱 적합한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6월 이후에는 현재보다 약 8배 빠른 슈퍼컴퓨터 5호기를 본격 가동해 KIM을 이용한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해져 성능 향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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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2020년 9월 KIM 개발 성공을 마중물로 국지적 위험기상 현상과 전 지구적 이상기상 현상까지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수치예보모델 개발을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통해 기상기술 자립과 기상선진국 진입, 기상 분야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도약이라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며 “우리 기술로 만든 수치예보모델을 이용한 고품질 기상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생활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