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품목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이차전지·바이오헬스 등 신성장품목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석유화학 등 중간재 수출도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성장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511억9천만 달러(약 57조513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출액은 직전 달인 3월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2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4월 중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1% 증가했다. 2011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무역수지는 3억9천만 달러(약 4천347억원) 흑자로,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수출액 500억불 초과 기록은 연간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2018년 5~11월 기간을 제외하면, 올해 3~4월이 유일하다.
일평균 수출은 29.4% 증가한 21억3천만 달러(약 2조3천739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이틀 늘어난 점도 유효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수출액이 2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겨 역대 4월 중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기저효과를 배제해도 이번 달 수출이 선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 속에 누적 수출액도 역대 1위의 페이스를 이어갔다"고 했다.
반도체 수출, 10개월 연속 증가…車·석유화학도 선전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등 상위 수출 품목이 선전했고, 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이차전지·가전·컴퓨터 등 15대 품목의 수출도 모두 증가했다.
이 가운데 14개 품목 수출은 2개월 이상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소폭 감소한 디스플레이 수출은 다시 반등했다.
일반기계·석유제품·섬유 등 중간재 수출이 세계 교역 회복에 따라 정상궤도에 진입한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증가세로,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액이 2개월 연속 90억 달러를 돌파했다. 1~4월 누계 수출액 기준으론 2018년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메모리 주문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 장기화로 메모리 고정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노트북 등 비대면 경제 수요 지속도 반도체 수출에 긍정적 여건으로 작용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82.6%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3월에 사상 최대 수출액(47억5천만 달러)을 달성한 후 2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로 수출이 늘어 1995년 5월(91.7%↑) 이후 25년 11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 회복과 미국 한파 등 글로벌 공급 차질, 유가 회복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 등이 수출 호조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화학 수출 단가 상승세가 이어졌고,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라 포장재·가전용 합성수지 수요가 늘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73.4% 증가했다.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40억 달러를 상회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도 신차 수출 본격화와 고부가 차종의 견조한 증가세가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와 친환경차 수출 단가가 강세를 이었고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지역 수출도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이차전지·바이오 등 新산업 호조…중간재 수출 1년 만에 반등
신성장 품목들의 상승세도 지속됐다. 이차전지 수출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라 전년 대비 28% 늘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확대와 진단키트 수요 증가로 인해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37% 역성장하는 등 부진했던 중간재 수출은 1년 만에 54.9%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미국·중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전년 대비 96.4% 늘었다. 섬유 수출도 마스크 수요 확대와 소비심리 개선에 따라 46.5%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9대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성장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수출 시장의 67.0%를 차지한 4대 시장(중국·미국·EU·아세안) 수출은 모두 30% 이상 증가했다. 일본·중동지역 수출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편, 4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33.9% 증가한 508억 달러(약 56조6천166억원)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또 3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교역액도 사상 3번째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생산·투자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액도 각각 사상 1, 2위를 기록했다. 자본재인 반도체 장비 수입이 134.4% 늘었고, 디스플레이 장비와 컴퓨터 처리장치 수입도 각각 116.1%와 39.1% 증가했다. 중간재는 석유화학 수입이 22.7% 늘었고, 석유제품과 비철금속 수입이 각각 101.6%, 31.4% 성장했다.
유가회복에 따른 원유 수입이 79.2% 증가하면서, '1차 산품 + 자본재 + 중간재'가 수입 증가액의 89% 비중을 차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은 코로나19가 우리 수출에 본격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달이라며 "지난해 4월 26%로 하락했던 수출이 1년 만에 40%대로 반등한 것은 반도체·자동차 등 전통산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준 가운데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성장한 덕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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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코로나19 이후 부침을 겪은 중간재 품목들도 호조세를 보였다"며 "지난달에 이어 모든 품목들이 균형적인 성장을 달성한 것은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이 더욱 견조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지난 1년간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수출 동력까지 발굴했듯이 현재의 글로벌 물류·부품 차질, 공급망 리스크 등 직면한 과제들도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무역 1조 달러 회복과 수출을 통한 경제 회복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가 새로운 수출 중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