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생태계, 이제 PC까지 온전히 품었다"

모바일 제품과 유기적 작동 실현한 갤럭시북 프로

홈&모바일입력 :2021/04/28 23:02    수정: 2021/04/29 15:12

28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북 프로를 소개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28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북 프로를 소개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8일 밤 공개한 새 PC, 갤럭시북 프로·프로 360은 그동안 '갤럭시' 브랜드 네임만 공유하고 쉽게 융화되지 못했던 두 제품간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면에서 큰 의미를 지난다.

스마트폰·태블릿 간 데이터 교환이 자유로운데다 갤럭시 버즈 등 액세서리 호환성이 강화되어 여러 기기에서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또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보다 정확한 색 재현도를 원하는 콘텐츠 제작자까지 겨냥했다.

■ 갤럭시 스마트폰과 융화되지 못했던 PC

삼성전자는 2012년 말 조직개편에서 독립되어 있었던 PC 담당 부서인 IT솔루션사업부를 폐지하고 관련 인력을 무선사업부 내 PC사업팀으로 재배치했다. 이후 출시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에는 어김없이 '갤럭시' 브랜드를 붙여 출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북 플렉스 13.3인치 모델. Q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19년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를 탑재한 갤럭시북 플렉스·이온부터는 상표명에서 '노트북'을 완전히 뺐다. PC 제품도 갤럭시 생태계의 일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도 노트북 제품군은 갤럭시 생태계에 완벽히 융화되지 못했다. 브랜드 이름과 디자인, 디스플레이와 D램, 플래시 메모리(SSD) 등 하드웨어는 우수했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갤럭시 스마트폰과 융합되지 못했다.

■ 데이터·주변기기 자유롭게 오가며 호환

갤럭시북 프로·프로 360은 기존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은 물론 각종 액세서리와 스마트홈 기기까지 폭넓은 상호 연동을 지원한다. 4G LTE/5G로 어디서나 자유로운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스마트폰과 닮았다.

대표적인 예로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를 스마트폰과 갤럭시북 프로에서 간편히 오가며 쓸 수 있는 '쉬운 블루투스 연결', 외부 앱 없이 다양한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퀵 쉐어' 기능을 들 수 있다.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스마트폰/액세서리와 유기적인 융합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삼성전자)

기존 노트북에 저장된 사진이나 동영상, PC 설정을 그대로 옮겨 오는 '스마트 스위치' 기능도 스마트폰의 그것과 닮았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자동 동기화로 갤럭시북 프로로 옮겨온 다음 갤러리 앱에서 편집하는 기능 등 지속성도 강화했다.

그동안 PC/모바일로 파편화되었던 갤럭시 생태계가 수 년간 시행착오 끝에 이제서야 온전한 '갤럭시 생태계'로 거듭난 것이다.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가장 먼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접하는 세대를 겨냥한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 색재현도·경량화 실현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그동안 출시한 노트북 제품에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노트북이 없었다. 고성능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 뿐만 아니라 색 재현도와 정확성까지 끌어올린 제품이 없었다는 의미다.

2019년 출시한 갤럭시북 플렉스에는 Q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이는 백라이트를 퀀텀닷 소재로 교체했을 뿐이다. 기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LCD 디스플레이에 머물렀다.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삼성전자 노트북 제품 중 최초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갤럭시북 프로·프로 360은 색재현도와 명암비, 응답속도 등에서 LCD 이상의 성능을 내는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콘텐츠 제작 수요까지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얻은 부수적인 이득도 있다. 백라이트 없이 자체 발광이 가능한 OLED 디스플레이 특성상 두께를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갤럭시북 프로 13.3형 기준 두께는 11.2mm, 무게는 868g까지 줄어들었다.

■ OLED 숙명인 '번인', 불안 요소

갤럭시북 프로·프로 360에는 불안 요소도 남아 있다. 바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OLED 디스플레이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번인'이다.

익명을 요구한 PC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통계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이용하는 시간이 월간 60시간 내외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이 게산대로라면 연간 720시간, 2년 기준 1천440시간 작동하기 때문에 번인 문제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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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중인 노트북용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그러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트북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일반 직장인만 하더라도 하루 8시간, 주 5일 기준 40시간을 넘게 노트북을 켠다. 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고정된 장소에서 노트북 어댑터를 연결해 둔 채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주위 광량에 따라 수시로 밝기 조절이 일어나는 스마트폰 대비 훨씬 가혹한 환경이다. 번인, 또는 색상 변화가 예상 외로 일찍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