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급속도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변이주) 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변이주 탐지 및 연구 규모 확대 필요성이 대두된다.
과학계에서는 변이주 가운데 인도발 이중 변이 바이러스(B.1.617)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전적 변이가 2~3곳에서 진행돼 특성 파악이 쉽지 않은 탓이다. 과학자들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사이 B.1.617은 인도를 비롯해 영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미국, 바레인, 뉴질랜드, 벨기에, 스웨덴, 아일랜드, 네덜란드, 한국, 그리스, 콜롬비아, 신트마르턴, 이탈리아, 과들루프 등 17개국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도 변이주 탐지 및 분석에 애를 쓰고 있다. 이는 국내 변이주 감염자 수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 27일 기준 국내 변이주 감염자는 총 535명이다. 최근 86명의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변이주 분석의 컨트롤타워다. 청을 비롯해 권역별 질병관리센터 5개소, 민간위탁기관 2개소에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별 변이주 탐지를 위해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분석 준비가 한창이다.
국내 변이주 감염 사례는 해외 유입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질병청은 해외유입 감염 사례 분석률을 높여두고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7일 “해외유입 사례는 약 60% 변이 감염 분석을 하고 있다”고 지디넷코리아에 밝혔다. 국내 감염 사례 분석은 상대적으로 낮다. 약 16%에 대해서만 변이 분석이 이뤄진다.
국내 관련 예산 규모는 얼마나 될까? 국내 변이주 탐지 및 모니터링, 분석에 책정된 예산은 알려진 바가 없다. 정 청장에게 이를 묻자 “알려주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브라이언 디스 위원장은 본인의 트위터에 ‘아메리칸 레스큐 플랜’(American Rescue Plan·미국인 구제 계획)을 통해 변이주의의 감지, 모니터링, 경감 등에 1억7천만 달러(약 1조9천억 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 변이 연구 확대 노력 요구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변이 바이러스를 두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변이들은 얼마나 확산되었는가. 변이가 유발하는 질병은 어떻게 다른가. 변이 바이러스가 치료법, 백신, 검사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더 나아가 변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속 시원히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다. 실마리를 얻을 방법은 하나다. 지난한 탐지, 모니터링, 생물학적 정보의 수집·분석, 연구 등을 통해야만 변이가 사람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실마리를 알아낼 수 있다. CDC는 “과학자들은 변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조언은 국내에도 적용 가능하다.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변이주의 정체를 특정할 탐지·분석 및 연구가 이뤄져야 자력 대응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이는 곧 예산 확대가 전제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