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무엇인가?
실리콘밸리 대표적인 투자자인 벤 호로위츠가 쓴 ‘최강의 조직’은 이 질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문화’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저자의 이력을 감안하면 이런 대답은 다소 의외다. 잘 아는대로 저자는 실리콘밸리 대표 캐피털리스트인 앤드드리슨호로위츠 창업자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올해 최대 화제 중 하나인 ‘클럽하우스’ 투자를 주도한 회사다. 저자인 호로위츠는 HP에 16억 달러를 받고 회사를 매각한 인물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인물인 호로위츠는 왜 조직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 문화를 꼽은 걸까? 이 책은 그 해답에 도달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역사 속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 아이티의 혁명을 이끈 지도자 투생 루베르튀르, 일본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무사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새 인생을 열어준 지도자가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악조건을 이겨내고 독보적이고 단단한 문화를 설계하고, 위대한 조직을 만들어냈다. 이 책엔 그 얘기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물론 그 얘기에 머물렀다면 ‘최강의 조직’은 그냥 역사책에 머물렀을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투자자가 그런 역사책을 쓰는 데 만족했을리는 없다.
이 책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역사에서 찾은 교훈을 토대로 지금의 기업들을 살펴봄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넷플릭스, 애플, 구글, 우버, 슬랙, 맥도날드 등은 어떤 문화를 갖고 있고 문화는 그들의 성공과 실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호로위츠는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답해가며, 조직을 변화시키는 숨겨진 힘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투자자를 비롯해 CEO, 창업자, 엔지니어까지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본 그는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는다. 이 책은 조직의 규모, 직급의 높낮이와 관계없이 자신과 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벤 호로위츠 지음/ 김정혜 옮김, 한국경제신문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