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부터 어린이보험까지"…5월부터 보험료 줄줄이 인상

보험사 "저금리 기조에 조정 불가피"…소비자는 근심

금융입력 :2021/04/20 16:41    수정: 2021/04/20 16:41

생명보험사가 5월부터 암보험과 어린이보험을 비롯한 주요 보장성보험의 보험료를 순차적으로 올린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라고는 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장기화에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소비자의 근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암보험과 건강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0.25%p 내린다.

삼성생명도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2개월에 걸쳐 어린이보험 등 일부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p 낮추기로 했다. 아울러 KDB생명 역시 상품개정과 맞물려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 예정이율을 내린 곳도 있다. NH농협생명과 신한생명의 경우 이달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낮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각 상품의 보험료가 10%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함으로써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p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인상된다.

그간 업계에선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19 영향에 기준금리(0.50%)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간 반면, 상품별 예정이율은 2%대를 유지하고 있어 역마진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료를 주로 안전자산인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데,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금리도 떨어져 수익률이 악화된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이 줄었음에도 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다.

일각에선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실제 1월초까지만 해도 연 0.9%대였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1.6% 수준에서 움직이는 등 크게 상승한 상태다.

게다가 생보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와중에도 총 3조4천5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9% 성장했다. 저금리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보증준비금전입액 감소와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로 보험영업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매출)도 44조9천773억원으로 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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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험업계는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산출할 땐 장기국채금리와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보통 1년에 한 차례 예정이율을 조정하는 만큼 장기금리를 반영하기까지 시차가 생긴다"면서 "여전히 내려간 금리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