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국산 VDI”

[인터뷰] 송영길 엔컴퓨팅 글로벌 대표

컴퓨팅입력 :2021/04/19 16:34    수정: 2021/04/20 08:47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시장이 근무환경 현대화, 디지털 전환 등에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엔컴퓨팅은 그동안 국외 사업 위주로 활동하다보니 한국에 잘 알려지지 못했다. 현재 매출의 98%가 국외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글로벌에서 쌓은 경험을 국내 기업에도 많이 적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 특히 지난 15년 동안 신흥시장의 교육 분야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 외산 솔루션을 선택하기 힘든 300~1천명 규모의 조직을 공략하고 있다.”

VDI 솔루션 전문업체 엔컴퓨팅 창업자이자 글로벌 대표를 맡고 있는 송영길 대표는 최근 본지와 화상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영길 엔컴퓨팅 글로벌 대표

엔컴퓨팅은 2003년 설립된 이래 누적 매출 3천 억원 이상을 수출하고, 100여개국 정부, 교육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가상화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지적재산권 80여개를 보유했고, 시트릭스,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관계 없이 VDI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한동안 미국법인으로 본사를 옮겼다가 3년전 한국법인으로 지주회사를 변경하고 국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현재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마케도니아, 필리핀 등 신흥 시장의 거의 모든 학교에서 엔컴퓨팅의 VDI 솔루션을 쓰고 있으며, 최근 남미와 인도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국내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시켜 가면서 병원, 금융, 교육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엔컴퓨팅 VDI 솔루션 ‘베르디’는 씬클라이언트와 VDI 이용환경을 제공한다. 서버는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VM웨어 등 주요 소프트웨어를 모두 지원하고, 클라이언트 단계는 독자 기술로 제공하고 있다.

엔컴퓨팅의 씬클라이언트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는 ARM 기반으로 독자 설계했다. 하이퍼바이저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동영상 프로토콜도 제공업체마다 가속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서버를 온프레미스에 구축하거나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축하거나 원하는 환경에 맞게 배포할 수 있다.

신흥시장의 교육 영역에서 엔컴퓨팅의 인기 요인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1인 1PC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송 대표는 “신흥 국가의 경우 학생 1인마다 고가의 컴퓨터를 지급할 만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버 한대에 수십, 수백명의 학생에게 PC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엔컴퓨팅의 VDI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엔컴퓨팅이 교육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시발점은 마케도니아와 인연이었다. 13년 전 송영길 대표가 미국본사에 있을 때 미국 오하이오주에 안식년을 맞아 머무르고 있던 마케도니아의 한 교수가 보낸 요청이었다.

송 대표는 “마케도니아에서 오하이오주 한 대학교에 방문교수로 와 있던 어떤 교수가 무턱대고 회사에 전화를 걸어 여러명이 나눠쓰는 우리 제품 아이디어가 좋다며 열 박스를 보내주면 리뷰해보겠다고 했다”며 “자기의 친구가 마케도니아 수상으로 출마할 예정이고, 당선되면 본인이 교육부나 IT 장관돼서 도입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장황하게 나라나 친구를 내세우지 않는데, 특이해서 일단 보내줬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 6개월 뒤에 마케도니아 정부 도장이 찍힌 편지가 왔다”며 “정말로 그 교수가 장관이 돼 마케도니아의 IT 개발자 양성 정책 실현을 위해 EU에서 차관을 받아 전국에 엔컴퓨팅 제품을 깔겠다고 연락을 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엔컴퓨팅은 단말기 18만대를 마케도니아에 공급하게 됐다. 마케도니아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생에게 프로그래밍 교육을 할 수 있는 씬클라이언트가 지급됐고, 현재 마케도니아 IT인력은 유럽 각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송 대표는 “마케도니아의 그 교육부 장관은 이후 여러 빈국의 교육부장관회의를 돌아다니며 학교 정보화 교육에서 무조건 보급 PC 대수를 많이 확보하고, 전교생이 한대씩 쓸 수 있는 컴퓨터를 도입하라고 강조했다”며 “이 사례가 물꼬를 터 여러 나라로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정보화 교육에 대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다. 국내 학교는 주기적으로 교육용 컴퓨터를 바꾸느라 IT 교육 콘텐츠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예산을 받으면 일단 노후 컴퓨터 바꾸고 끝나는데, 인프라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단말기를 씬클라이언트로 하게 되면 첫 서버 구축 비용만 투자하고 계속 고성능 정보화 교육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며 “VDI에 대해 교육 당국도 이를 알고 있지만 값비싼 외국 솔루션만 검증하고 비용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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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컴퓨팅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GS인증과 CC인증 등을 획득하고 국내 레퍼런스를 확보해가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기업도 공략하면서 보안과 가성비를 함께 원하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해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외국의 3대 솔루션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상화 전쟁 속에서 부족한 예산 때문에 VDI로 전환하고 싶어도 결단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나 비선진국이 많다”며 “이들이 VDI를 도입해 디지털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엔컴퓨팅 같은 독립 벤더는 꼭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