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청각장애인 병원 출입 돕는 아바타 개발

충남대병원 설치 키오스크에 서비스...22종 얼굴 표현 가능

과학입력 :2021/04/19 10:40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가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아바타 수어(手語) 기술이 국립대학병원에 시범 도입됐다. 안전한 코로나19 방역 관리와 청각장애인이 병원에 갈 때 불편을 덜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는 20일부터 충남대학교병원 출입문 키오스크에 코로나19 방역관리 절차를 안내하는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기관의 방역 관리 절차와 출입 절차가 복잡해졌지만 디지털 정보 이용에 취약한 장애인들은 기존 키오스크만으로는 의사소통 지원체계가 부족해 출입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ETRI는 충남대 병원과 협력해 병원 입구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를 안내하는 아바타 수어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수어를 하는 캐릭터로 방역 관련 문진 과정과 확인 사항을 쉽게 전달해준다.

ETRI 연구진은 지난해 개발한 코로나19 생활방역 지침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고 애니메이션으로 수어를 전달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얼굴 표정 표현이 22종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한다.

충남대병원 출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연구진이 개발한 아바타 수어 서비스가 적용된 모습.
연구진이 개발한 영상을 통해 시청각장애인들이 지침을 따를 수 있음을 설명한 예시 CG

기존에도 확진자 정보, 감염병 대응 정부 대책, 백신 접종 안내 등 관련 정보가 키오스크,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됐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장애 유형에 맞는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진은 출입 절차에 필요한 수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새로 제작하고 입술을 당기는 모습, 얼굴을 좌우로 기울이는 모습 등으로 작년보다 더욱 다양한 표정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어 애니메이션 영상은 한국농아인협회 감수를 거쳐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공동연구기관인 한국농아인협회 측은 “병원에 갈 때마다 제대로 된 문진표 작성 안내가 없어 많이 불편했다"면서 "시·청각 장애인들도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받지 않고 스스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연구진의 기술이 더욱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TRI 연구진은 병원 출입뿐 아니라 진료 과정이나 공공시설 민원 안내, 온라인 학습시스템 등 생활 정보와 의사소통에도 아바타 수어 기술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할 예정이다. 또, VOD와 OTT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자막, 수어 번역 대상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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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ETRI 원장은 “미디어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송 콘텐츠뿐 아니라 생활 및 재난 정보에 접근을 도와 장애인의 안전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고고 말했다. 충남대학교병원 윤환중 병원장은 "아바타 수어 기술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환자들이 정보 소외 없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ETRI와 더욱 많은 공동 연구와 협업을 해나가겠다"고 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시·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을 지원하는 감성표현 서비스 개발'과제 일환으로 개발됐다. 과제에는 한국방송공사, 이큐포올, 한국농아인협회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