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이 본 반도체 기술의 미래…'강유전체·3D 집적'

혁신 소재·집적 기술 적용 통해 반도체 미세화 한계 극복할 수 있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4/18 07:29    수정: 2021/04/19 10:21

UC버클리대학은 강유전체 소재를 첨단 트랜지스터 게이트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는 1나노미터(nm) 하프늄 이산화물 강유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메모리에 응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살라후딘 UC버클리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미세화의 한계, 전력 문제, 다양한 기능성, 비용을 고려하면 3D 집적 공정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한양대에서는 저항 메모리(R램) 뉴로모픽 배열을 웨이퍼에 3D 집적 도식을 통해 적층함으로써 3D 뉴로모픽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최창환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SK그룹 산하 공익재단 최종현학술원이 지난 16일 국내외 최고 반도체 전문가들과 함께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살펴보는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핵심으로 ▲강유전체 ▲3D 집적공정 등을 꼽았다.

살라후딘 UC버클리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는 "UC버클리대학은 기능적인 소재로서의 강유전체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며 "예컨대 네거티브 커패시턴스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FET)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첨단 트랜지스터가 요구하는 공급 전압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강유전체를 메모리에 응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이는 강유전체를 트랜지스터 게이트 위에 놓고 쌍극자(플러스·마이너스극이 거리를 두고 존재하는 상태)를 메모리 상태로 사용하는 것으로, 우리는 1nm 하프늄 이산화물 강유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소재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와 공정이 호환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제조 공정 모습. (사진=삼성전자)

강유전체는 자연상태에서 전기편극(플러스·마이너스극 나뉘는 현상)을 가진 물질을 말한다. PZT(아연, 지르코늄, 티탄의 복합 화합물)나 SBT(스트론튬, 비스무트, 탄탈라이트의 복합 화합물) 등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전원이 꺼져도 기록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F램 소재로 연구 개발 중이다.

살라후딘 교수는 "전자 장치가 발전할수록 그 사이의 피치(선폭)는 계속 내려간다. 기존 강유전체에서는 두께를 줄이면 강유전성이 약해졌지만, 하프늄 이산화물 강유전체 소재로 만든 필름에서는 두께를 줄일수록 강유전성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강유전체를 첨단 장치에 쓰기 어렵게 만드는 근본적 문제가 이 새로운 유형의 소재에서는 해결됐다. 이 필름을 비정질적이고 원자적으로 매끄러운 이산화규소 위에서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최종현학술원 강연회 캡처)

최창환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의 미래와 관련해 미세화의 역설(새로 설계하는 칩셋이 더 비싼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3D 집적 공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창환 교수는 "반도체 리소그래피(패턴형성을 위한 미세 가공 기술)로 현재 극자외선(EUV) 장비가 활용, 장치 측면에서는 평판 장치가 22nm부터 3D 핀펫으로 바뀌었고 5nm 또는 3nm 이하부터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로 또 한 번의 구조 변경이 예상된다"며 "2D 미세화 한계는 3D 집적 공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3D 집적으로 인터커넥트(배선) 길이를 줄임으로써 RC 딜레이(저항과 콘덴서로 구성된 회로에서 콘덴서를 충반전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에 의한 지연)와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미세화 한계, 전력 문제, 다양한 장치 기능, 비용을 고려하면 3D 집적 방식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한양대에서는 R램 뉴로모픽 배열을 웨이퍼에 3D 집적 도식을 통해 적층함으로써 3D 뉴로모픽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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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종현학술원 강연회 캡처)

한양대가 개발한 3D 집적 공정은 '모놀리식 3D(M3D·Monolithic 3D Integration)로 불리는 방식이다. 칩셋의 수직 배선 형성 시 수백 nm급 얇은 상부층을 형성하고, 상하부 소자 간 정렬문제를 순차적으로 집적해 추가 미세화 없이 소자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창환 교수는 "현재 폰노이만 컴퓨팅은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에 병목현상을 일으켜 방대한 데이터를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교환할 때 충분한 프로세싱 속도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자 컴퓨팅이나 뉴로모픽 컴퓨팅 같은 새 컴퓨팅 시스템이 필요하고, 한양대는 R램 뉴로모픽 배열을 웨이퍼에 3D 집적 도식을 통해 적층함으로써 3D 뉴로모픽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