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요기요가 1천명 규모의 연구개발(R&D)조직을 구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M&A를 앞둔 요기요가 왜?"라며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몸값 높이기란 얘기부터 다양한 추측들도 무성했다.
하지만 유능한 개발 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플랫폼 전쟁에서 이 같은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란 게 업계 중론이다. 기술 개발은 곧 서비스의 본질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내 배달앱 시장은 여전히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초기 시장 단계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018년 4조원이었던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9년에는 7조원, 올해는 11조6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50%다. 이용자수는 2천500만~3천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커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플랫폼 간 합종연횡을 빠르게 일으키고 있고, 이제 배달앱의 경쟁사 역시 더 이상 배달앱 플레이어만이 아니다. 역동적인 시장인 만큼 소비자의 주문 경험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의 중요도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너도나도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요기요는 고객들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R&D 조직 확대를 통한 기술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에서 기술 없이는 결코 소비자들의 주문 경험 확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매각을 앞둔 요기요가 3년 내 1천명 규모의 R&D조직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 서비스가 신선함을 주지 못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금세 싫증을 느끼고 돌아선다”며 “플랫폼 홍수 속에 언제든 대체 가능한 서비스, 그리고 경쟁자는 어디에서나 늘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플랫폼 서비스의 필수조건인 '속도'는 개발자 규모, 그리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조직 문화 모두를 갖춰야만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요기요 역시 기술이 바꿔놓은 시장의 변화를 여러 번 경험 했다. 편의점/마트 배달 서비스 확대가 그렇다. 오래 전 이미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실패한 바 있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물품의 재고가 몇 개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좋은 주문 경험을 제공해주지 못하면서 결국 실패한 게 대표 사례다.
하지만 요기요는 '실시간 재고 연동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소비생활의 변화와 편의점의 배달 서비스 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달앱 서비스 본질에 집중해 주문 경험을 개선하고자 도입한 'AI딜리버리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플랫폼, 레스토랑, 그리고 가장 라스트마일 서비스의 접점에 있는 라이더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기술을 통해 더 나은 딜리버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AI기술을 통해 소비자는 원하는 음식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됐고, 레스토랑 파트너들은 주문 접수부터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해 짧은 시간 내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매장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진 것. 또 라이더는 배차경쟁에서 벗어나 30분 이내 빠른 배달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주문처리 효율성 및 안정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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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기요는 약 3천만 개의 개별 메뉴를 정제해 메뉴코드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진행 완료했다. 레스토랑별로 메뉴명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더라도 동일한 메뉴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술 구축에 나섰다. 이 코드 표준화 작업을 통해 요기요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정교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큐레이션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요기요는 "배달앱의 기술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앞으로 펼쳐질 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확장성 역시 기술이 기반 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향후 플랫폼 시장 경쟁의 가장 큰 승부처는 결국 '기술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