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기업성장 기회…규제보다 지원 관점서 접근해야"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기업 생존 필수조건...피할 수 없는 흐름"

디지털경제입력 :2021/04/08 10:48    수정: 2021/04/08 11:05

ESG(사회·환경·지배구조)경영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선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 관점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들도 ESG를 또다른 부담이 아닌,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1차 ESG경영 포럼'에서 "ESG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포럼엔 우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양원준 포스코 전무, 이병훈 현대차 상무, 이선주 KT 상무, 유원무 풀무원 바른마음경영실장, 이재혁 고려대 교수, 김선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경제·경영·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는 ESG에 대해 산업계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와 정책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ESG경영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ESG경영, 새로운 부담 아닌 또다른 기회"

ESG경영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뜻한다.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5년이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경영 아젠다로 선포하는 등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우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경영무대에 새로운 규칙으로 등장한 ESG를 기업들도 부담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규제가 아닌 정책금융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도 "기업 규모별 이행격차가 크고 생태계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기업 지원·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산업생태계 전반으로 ESG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ESG경영 요구가 확대되는 추세"라면서도 "주요 선진국 대비 국내 대응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ESG경영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기업들이 ESG경영과 관련된 상징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보다는, 실질적인 성과 달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KPC) 지속가능경영추진단 단장은 "기업들은 상징적 활동보다는 ESG 성과 달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위원회 설치 자체가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위원회를 통해 ESG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사업기회 요인을 도출하는 기능과 역할이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ESG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높은 관심, 관련 법률제정, 다양한 ESG 서비스 기업의 출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ESG가 기업경영과 투자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사진=Pixabay

ESG경영 평가 기준 제각각…글로벌化·화폐化 필요

ESG경영 평가 기준을 글로벌 관점에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근우 화우 변호사는 "ESG 평가는 기업의 실제 상황과 너무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며 "국내 기업의 ESG란 점에서 국내 이슈가 포함될 수 밖에 없지만, 평가 기준의 글로벌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ESG 평가 기준으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 가이드라인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등 해외 기준을 주로 활용 중이다.

그는 "기업들은 공정거래, 동반성장과 같은 국내에 특화된 이슈도 대응하고 있다"며 "다양한 국내외 ESG 평가 기준이 존재해 ESG 대응을 시작하려는 기업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사진=Pixabay

이 변호사는 "이제 막 ESG를 시작하려는 기업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투자자의 요구사항이나 자체 필요성, 그리고 법제도 반영의 관점에서 단계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전환해 각 기업의 상황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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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원장은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고 했다"며 "측정을 통해 ESG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화폐화해 각 기업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ESG 측정 노력은 기업이 최우선적으로 택해야 할 최소한의 작은 변화"라며 "ESG라는 큰 파도에 맞서 파도를 넘어서는 '서핑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