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파운드리 투자 확대·시스템 반도체 육성 동시에 이뤄져야"

[이슈진단+] 반도체 공급난 글로벌 강타, 해법은 (하)이효승 네오와인 대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4/09 19:05    수정: 2021/04/09 20:21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 (사진=네오와인)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 (사진=네오와인)

Q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 반도체 시장 전체로 확산하는 것 같다. 시장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이 올 한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나.

A "아무래도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국산 차량용 반도체 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일각에서는 이번 반도체 공급대란이 산업 생태계 변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 "시스템 반도체 공급 쇼티지는 몇 가지 원인이 혼재한다. 휴대폰 보급에 따라 모든 반도체가 휴대폰 안으로 집적됐다. PMP, MP3, 전자사전 등 많은 반도체가 휴대폰 안으로 집적됨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로 테크 공정인 8인치 웨이퍼에 대한 파운드리에 대해 미래가 불확실했다. 그러나 8인치 웨이퍼는 아나로그 공정에는 필수다. 정전기 등의 문제로 인해 아날로그 신호처리는 미세화가 불가능하다. 반도체 수요가 늘면 IoT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미세공정은 7nm 이상에서 삼성전자와 TSMC 두 개 팹만 가능했기 때문에 일반 파운드리는 쉽사리 투자가 불가능했고, ASML의 EUV 장비 공급독점에 따른 투자 및 사용기술 자체가 워낙 어려운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12인치가 됐든 8인치가 됐든 10~65nm 사이의 일반 EUV를 사용하지 않는 공정에 대한 팹 투자가 절실하다."

Q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 공급대란 해결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시설투자를 늘리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 같다.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A "국내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X-FAB 같은 차량용 반도체 인증을 받은 파운드리 개발이 절실하다. 국내 파운드리에서 사용할 수 있은 기초 설계자산(IP)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USB 1.1, 2.0, 3.0, 3.1, BLE5.x RF IP, W-iFi RF, LVDS, E2PROM, eFlash, micro SD, SPI, I2C, QSPI BUS Interface, ADC, DAC 등의 IP는 기초적으로 파운드리에서 보유하고 있거나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가격이 매우 고가이거나 사용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설계 및 검증기간을 10년 정도로 길게 잡아야 하며 IP당 5회 정도의 개발실패를 예상해야 한다. 문제는 저런 시행착오가 꼭 필요한데 우리나라 국책과제는 PoC(Proof of concept) 단계에서 개발 성공으로 끝을 낸다. 나머지 양산은 업체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PoC Vs 양산은 양산단계가 PoC에 비해서 4배 이상의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잘 넘겨야 좋은 제품이 나오며 이 제품을 오랜 기간 다듬어야 명품 반도체를 만들고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서 10년 간 개발해서 판매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좋은 시스템 반도체는 거의 30년째 업그레이드를 하고 판매를 한다. USB IP 만해도 1992년경에 나와서 0.6u, 0.5u, 0.35u, 0.28u, 0.22u, 0.18u, 0.13u, 0.11u, 90n, 65n, 45n, 32n, 28n, 22n, 18n, 14n, 10n, 7n, 5n, 3n 등 거의 30년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판매하고 있다.

TSMC에는 이런 아날로그와 각종 BUS IP가 풍부하게 있다. 이 IP를 사용자가 사용하며 상호 검증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필수인데 국내 국책과제에서는 USB 개발 과제는 이전에 다른 회사가 수행해서 성공했기 때문에 똑같은 과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좋은 USB IP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이렇게 몇십년씩 동일한 IP를 설계하면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인식과 환경이 없다는 것이다. PoC보다 양산과 업그레이드에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

Q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다. 오히려 반도체 공급대란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A "시스템 반도체 개발은 수십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노련한 엔지니어와 신규 엔지니어의 도제식 교육이 10년은 계속돼야 한다. 문제는 이런 도제식 교육을 하려면 인건비 지원이 필수다.

예전에는 공정, 즉 MPW나 Mass Run , Mask 등 FAB In을 위한 비용이 대부분이었는데 30년 동안 우리나라 신입사원 인건비가 10배가 올랐다. 그래서 팹에 소요되는 개발비보다는 개발인력 인건비가 8대2 정도로 비중이 높다. 문제는 정부부처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기존 인력 인건비에는 현금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에 인건비 지원을 국책과제 개발비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비용처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요즘 시스템 반도체는 재료비 비중이 10분의 1이다. 그럼 10분의 9가 마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엄청난 개발비와 인건비 때문에 1000개 회사 중 몇 개만 살아남는 정말 어려운 직종이다.

국책과제도 비용처리와 관련해 인건비 처리를 현금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는 인건비 사용이 허용되지만, 과기부 과제는 인건비 사용을 코로나 시국에 한정해서 일부만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국책과제를 지원해 줘도 시스템 반도체 기업은 과제지원액 사용이 불가능하다."

Q 최근 반도체 공급대란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리드타임이 30주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스마트폰, TV 등 주요 세트 제품의 가격인상 및 출시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응방안이 궁금하다.

A "당사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2년 치 재고를 확보했다. 결국은 제품의 롱런이 관건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MB와 박근혜 정부에서 4대강에 올인하느라 정부차원 지원이 극히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고 회사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는 개발 스펙이 엄격하며 불의의 불량 사고 발생 시 몇천억의 손실과 클레임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물리적으로 반도체는 필연적인 불량률을 안고 있어서 일반적인 시스템 반도체 회사가 개발 납품하는 것은 난망하다. 자동차 회사와 정부의 전폭적이며 장기적인 지원이 없다면 이 상황을 탈출하는 것은 어렵다. 소부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소재나 장비가 아닌 시스템 반도체 부품이다."

Q 최근 애플카 이슈로 한국에서도 전기자율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와 관련된 네오와인의 전략이 궁금하다.

A "당사에서는 AI 반도체 개발을 하고 있으며 AI 반도체용 기초 기술인 ONNX를 NPU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매우 중요한 요소기술로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또한 당사는 ADAS용 소프트웨어 복제방지 반도체인 ALPU-CV를 중국과 일본의 유명 차량에 연간 100만개가량 공급하고 있으며, 30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매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도 검토하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린다.

A "중국은 15년 전부터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 부분에 1조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17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산업을 육성했다. 현대 첨단기술은 자본의 힘이 80%이며 인적 자원이 20%다.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독일, 한국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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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 시스템 반도체 회사가 몇 개 없는가 생각할 것이 아니다. 이렇게 적은 지원을 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회사가 살아남아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어떤 모임에서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 8000억원을 지원했는데도 성과가 없었다는 퇴직 정부 관계자의 말을 들었는데 남들은 170조원을 쏟아부어 지원을 할 때 8000억원 밖에 지원을 하지 않으니 회사가 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한국이 미래에 세계 주도권을 쥐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아니면 일반 중진국 수준으로 전락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산업의 꽃이다. 소프트웨어, SNS, 모바일, 알고리듬과 수학, 기계, 전기, 전자, 메모리, 제어, 시스템 등 모든 기술을 총집결해서 운용하는 기술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고도의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준하는 현금으로 인건비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해야 한다. 이것이 안되면 어떤 형태의 지원도 의미가 없다. 과제 인건비 현금지원을 꼭 개선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