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도체 시장 전반의 품귀현상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인피니언은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A "공급 부족 문제가 가치 사슬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자동차 업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 이후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컨슈머, 통신 장비 분야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지정학적 요인들까지 겹치면서 파운드리와 어셈블리 파트너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 사슬(supply chain)에 공급 문제가 심각해지게 됐다.
미국 오스틴의 정전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심한 겨울 폭풍으로 인피니언, NXP 및 삼성전자 팹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다. 인피니언은 오스틴에서 생산을 재개했으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사태가 겹치면서 공급 체인에 부담이 가중됐다. 공급 부족이 전반적이라기보다는 특정 영역에서 심각하며, 현재 영향을 받는 고객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인피니언에서 공급이 부족한 제품은 대부분 써드파티 파운드리에서 생산된다.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은 많은 부분에서 공급이 매우 타이트하다. 팬데믹 상황에서 모바일 통신(5G), 통신 및 데이터 인프라, 컴퓨팅, 홈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했다.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이 겹치고 여기에 자동차 산업이 회복되면서 공급 부족이 가중됐다. 파운드리 업계는 모든 다양한 시장을 지원하므로 몇몇 공정 기술은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Q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일단락되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 등 기술 융복합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반도체 산업 생태계는 더욱 촘촘하게 연결될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공급대란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변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 "중요한 사실은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한 산업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하고, 자본 집중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모든이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 토대 위에 국제 분업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국가 간에 분열이 심화하는 것은 염려스러운 일이다. 기후 변화나 코로나 팬데믹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역 우선주의의 분리적 사고는 다각적으로 연결된 세계 경제에서 의미가 없다. 인피니언은 자유 무역과 시장 경제 원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만이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을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Q 유럽, 미국, 대만, 한국, 일본 등에서 반도체 공급대란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으로 TSMC는 미국 시설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미국 오스틴에서 발생한 정전사고처럼 시설투자만이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좋은 해법이 있나.
A "맞다.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팹을 완전히 가동하려면 시간과 막대한 비용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 또한 칩 생산을 위해서는 제품에 따라서 최대 800가지의 공정 단계와 최대 4~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공급 부족 시기에는 고객들과 긴밀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인피니언은 파운드리 파트너들과 탄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침체기 동안 증가한 재고는 다른 회사보다 고객을 더 잘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됐다. 파운드리 공급을 늘리는 것은 시간이 걸리며,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 좀 더 여유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인피니언은 세계 1위 전력 반도체 공급업체로 현재 오스트리아 필라흐, 독일 드레스덴, 말레이지아 쿨림 공장의 생산 용량을 확장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2021 회계연도에 16억유로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20 회계연도에 투자는 11억유로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한 침체로 투자를 하향 조정했으나, 중기적 및 장기적으로 구조적 성장 요인들을 항상 주시해 왔다. 이제 앞으로 이어지는 분기들에 용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필라흐 공장의 신규 300밀리미터 설비의 가동 시작을 2021년 3분기로 한분기 앞당기고 있다."
Q 이번 사태로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의 공급망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대란 상황에서 눈여겨봐야 할만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
A "반도체는 이미 자동차의 핵심 요소이며, e모빌리티와 커넥티비티가 가속화하면서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비중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처음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주문이 취소되다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인 인피니언 현재 상황을 최우선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고객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정된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혹시 모를 공급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난해에 재고 물량을 평소 보다 늘렸다. 또한 인피니언의 생산 용량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분야의 성장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e-모빌리티가 주된 성장동력이다. 인피니언은 자동차 시스템 협력사에 부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개발 파트너십 프레임 워크 내에서 개발 협력 형태로 자동차 제조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가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더 많은 반도체가 사용되면서 이러한 협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서 반도체 제조 복잡성과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4~6개월이 소요된다. 다른 자동차 부품 생산 기간보다 훨씬 길다. 한편으로는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자동차 업계의 통상적인 JIT(Just-In-Time·적기공급생산) 방식으로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모든 파트너사가 좀 더 통찰력 있고 투명한 계획이 필요하게 됐다.
위기는 파트너사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 역학을 더 잘 이해하고, 모든 당사자에게 유익한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짐으로써 파운드리와 어셈블리 회사까지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 사슬이 공급부족 문제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자율주행 또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차량이 보편화하면서 전기자율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애플카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인피니언의 활동이 궁금하다.
A "인피니언은 자동차 산업의 메가트렌드인 e-모빌리티와 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전기화, 더 높은 수준의 자율 주행, E/E(electric-electronic) 아키텍처, 향상된 자동차 커넥티비티, 디지털화, 데이터 보안을 가능하게 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기능과 관련해서 2021년에 레벨1 및 레벨2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2025년에는 레벨2+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차량 대수가 2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레벨4와 레벨5 프로젝트는 지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레벨 5는 완전 자율차). 레벨 4와 레벨 5는 2030년에 2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가 갈수록 더 연결되고 더 자동화된 방식으로 운전자 및 교통 인프라와 상호작용할 것이므로 전자 시스템이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동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피니언은 신뢰할 수 있는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다.
지난 20여 년에 걸쳐서 인피니언은 자동차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현재 세계 최대의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회사로서 13.4%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한국에서도 시장 점유율 15.8%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20년 4월에 인수한 싸이프러스 반도체 매출 포함).
또한 인피니언은 세계 1위 전력 반도체 공급업체이며, 현재 오스트리아 필라흐, 독일 드레스덴, 말레이시아 쿨림 공장에서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Q GM이 올해 초 열린 CES 2021에서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인피니언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이와 관련한 인피니언의 사업 현황이 궁금하다.
A "e-모빌리티는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킨다. 특히 전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다. 인피니언은 이산화탄소(CO2) 제로 자동차 실현을 목표로 한다. e-모빌리티에 꼭 필요한 전력 반도체에 있어서 인피니언은 세계 선도 회사다.
2020년에 가장 잘 팔린 25개 신에너지 자동차(New Energy Vehicle·NEV) 중에서 17개 차종의 전기 드라이브 트레인에 인피니언의 전력 모듈이 사용된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반도체 회사들이 생산 용량을 확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피니언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투자를 계속해 왔으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필라흐 공장에서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신규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기차 수요를 원활하게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공사가 상당히 진척돼 2021년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겨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인피니언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디지털화 가속을 돕는다. 이를 위해서 점점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할 것이다. 순환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장 동력이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다. 자동차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배기가스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e-모빌리티를 향한 여정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ADAS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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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반도체 수요 또한 고무적이다. 특히 중국에서 가정용 에어컨에 대한 에너지 효율 규정이 엄격해졌다. 집이 업무, 수업, 여가 생활 공간이 되면서 배터리 구동 DIY 공구, PC, 랩톱, 게임 콘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5G 네트워크, 에지 컴퓨팅 등 디지털화가 구조적으로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다.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센서,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여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