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남기고 떠나는 LG폰, '롤러블' 빛 못 본다

향후 신제품 계획없어…"5월 말까지 기존제품 생산만"

홈&모바일입력 :2021/04/05 12:23    수정: 2021/04/05 14:06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1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LG 롤러블'은 티징 영상으로만 공개된 채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LG전자가 5일 이사회에서 휴대폰 생산 및 판매 영업을 7월 31일자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 부진,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사업으로의 역량 집중 및 사업 구조 개선 등을 이유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LG전자가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해왔다.

LG전자는 한때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한 바도 있지만,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 수준의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5조2천억원, 손실액은 8천억원 수준이었으며, 지난해 말까지 연간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오랫동안 누적돼 온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을 비롯한 혁신 제품 출시 등을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에는 기존 스마트폰 라인업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힘써왔다.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사진=LG전자)

대표적으로 지난해 새로운 폼팩터를 추구하는 스마트폰 라인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그 첫 번째 제품이 디스플레이가 가로로 회전하는 'LG 윙'이었으며, 두 번째 제품은 올해 상반기 선보일 것으로 예측됐던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이었다.

하지만 LG전자가 지난 1월 CES2021에서 LG 롤러블의 티징 영상을 공개한 지 열흘 만에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밝히면서 LG 롤러블 생산·개발 일정은 중단됐으며, 결국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과 함께 LG 롤러블 출시는 무산됐다.

LG전자는 오는 5월 말까지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기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휴대폰을 생산하고, 재고 소진 등을 위해 7월 말까지 판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5월 말까지 생산하는 제품은 기존 제품이며, 신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

지난 1월 LG 롤러블 티징 영상 공개 당시, LG 롤러블은 세계 최초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LG전자는 펼치기 전에는 6.8인치였다가 펼치면 7.4인치로 늘어나는 모습을 공개하며, 'LG 롤러블'이라는 제품명을 확정했다.

그러나 LG 스마트폰 사업이 전면 재검토에 돌입하면서 지난 2월에는 LG 롤러블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맡았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서 LG롤러블 관련 프로젝트가 홀딩됐다.

이로써 LG전자는 지난해 야심차게 발표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제품이자 마지막 제품인 'LG 윙'만 남기고 떠나게 됐다.

LG윙. (사진=LG전자)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LG윙은 6.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와 3.9인치 세컨드 디스플레이가 합쳐진 스마트폰으로, 평상시에는 메인 디스플레이를 갖춘 바(Bar) 타입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필요 시에는 이를 90도 회전시켜 세컨드 디스플레이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스위블'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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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업계에서는 LG전자가 LG윙을 택한 것은 차별화된 폼팩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왔으나, 10만대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 및 적자 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더라도 LG 스마트폰 사용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업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