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영업비밀침해에서 특허침해로 확전

美 ITC, SK 제기 소송 7월 30일 예비결정...귀추 주목

디지털경제입력 :2021/04/02 17:21    수정: 2021/04/03 08:52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 국면이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넘어 2차전인 특허 침해소송을 향하고 있다.

LG가 SK를 상대로 제기한 맞소송에선 SK가 먼저 승기를 잡았다. SK가 LG를 제소한 건은 소송을 취소해달라는 LG 측 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패소한 SK는 향후 10년간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번 소송에서 LG의 특허 침해 사실이 인용되면 반대로 LG 배터리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왼쪽)과 SK이노베이션(오른쪽) 관계자들이 각사가 제조한 전기차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LG→SK 특허소송은 'SK 勝'…SK→LG 소송 결과는?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7월 30일(이하 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린다.

ITC가 특허소송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에서 예비결정 때 판단을 번복한 사례는 10%가 되지 않는다. ITC는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도 SK의 조기패소 판결을 담은 예비결정을 인용했다. 따라서 특허소송의 승패도 이 때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지난 2019년 4월 자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 제소하자 SK가 같은 해 9월 LG를 상대로 제기한 맞소송(1차 특허소송)이다.

이에 LG는 오히려 자사의 핵심 특허를 SK가 침해한 것이라며 맞소송(2차 특허소송)을 걸어 대응하는 한편, 이듬해인 지난해 8월엔 SK가 제기한 특허소송을 취소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업계는 특허소송을 영업비밀 소송에서 파생된 소송으로 여겨왔다. 메인 소송인 영업비밀 침해 건이 LG의 승리로 마무리된 터라, 특허소송에서도 LG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런데 ITC가 LG가 SK를 상대로 제기한 2차 특허소송에서 SK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ITC는 지난달 31일 2차 특허소송의 예비결정에서 SK가 LG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LG의 코팅 분리막 특허(SRS 517, 241, 152) 중 2가지에 대해 청구항 무효 판결을 내렸고, 양극재 특허에 대해서도 세 가지 청구항 중 2가지를 무효로 봤다. 판결엔 양사의 해석이 엇갈리나, ITC가 예비결정에서 SK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LG-SK 배터리 소송전 타임라인

반전 노리는 SK이노…LG엔솔 "현 시점서 유불리 논할 수 없어"

업계의 눈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1차 특허소송으로 향하고 있다. ITC가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을 취소해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오는 7월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경우의 수는 크게 두 가지다. 2차 특허소송과 같이 LG가 SK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날 가능성과, LG가 SK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의 가능성이다. 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 애플과 퀄컴의 소송에서 경험한 막대한 규모의 배상금 지불 판결이나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양사가 메인 소송인 영업비밀 침해소송 결과와 합의금액을 두고 입장차가 큰 만큼, 특허소송과 관련한 합의 가능성도 낮다. 소송전이 장기화할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특허소송을 기반으로 배터리 소송전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SK 측은 "소송의 본질을 다투기보다는 근거없이 과도하게 '문서삭제'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 소송을 오도하려는 LG의 시도는 더 이상 소송에서 먹혀들지 않는다"며 "당사는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 본안 소송에서 SK배터리의 우월한 기술력과 차별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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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무혐의 결론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LG 측은 "SK가 당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특정 업체의 유불리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