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폴더블 시장 속 '숨은 진주'는

올해 870만대 전망…업계, 반도체 공급대란에 '힌지' 비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3/30 18:22    수정: 2021/03/31 09:15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작년보다 갑절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KH바텍·에스코넥·에이유플렉스 등이 '숨은 진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 샤오미는 이날 오후 '샤오미 봄철기 신제품 발표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 폴드(MIX Fold)'를 공개한다.

믹스 폴드는 지난달 화웨이가 선보인 '메이트X2'에 이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등장한 두 번째 폴더블 제품이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화웨이·샤오미에 이어 하반기 삼성전자와 오포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나서면서 올해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오미 폴더블폰 유출 사진. (사진=기즈모차이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보다 190% 늘어난 87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전자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반도체 공급대란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급일정도 일부 변동이 생겼지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폴더블 폰 출시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며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힌지와 관련해서는 재고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DSCC)

시장조사업체 DSCC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폴더블을 넘어 롤러블 스마트폰까지 올해 출시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 하반기까지 8개 제조사에서 12개 모델의 폴더블 및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게 DSCC의 예측이다.

로스 영 DSCC 대표는 "올해 4분기에만 300만대 이상 폴더블 및 롤러블 스마트폰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다른 제조사에 폴더블 패널 공급을 시작하면서 해당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지난해 83.5%에서 올해 87%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폴더블·롤러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 향상은 곧바로 전자부품 업계 물밑 경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샤오미·CSOT·레노버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폴더블 핵심 부품 비축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폴더블 공급망 가운데 힌지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협력사 KH바텍과 에스코넥, 샤오미·레노버 협력사 에이유플렉스에 주목하고 있다.

힌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펴고 접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부품을 말한다. KH바텍은 2000년대 후반부터 노키아 등에 힌지 부품을 공급해온 힌지 제조 분야 강자로, 앞선 금속원소재 가공 능력을 통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힌지 물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코넥은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용 카메라 커버 케이스부터 '갤럭시워치 시리즈'용 프론트 케이스 및 버클 링 등을 공급하는 금속가공 전문 제조사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Z 폴드2'용 힌지 승인을 받았고, 올해는 2분기 중 '갤럭시Z 플립2'용 힌지 승인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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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유플렉스는 샤오미·레노버 외 오포에도 폴더블 스마트폰용 힌지를 공급하는 힌지 유망주다. 힌지 설계부터 부품 생산, 조립 및 평가까지 힌지와 관련된 일괄 솔루션을 제공하며 롤러블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힌지 제조 및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은 이달 초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일반 스마트폰만큼 생산할 수는 없다. 디스플레이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했지만, 힌지 등 폴더블 스마트폰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며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 수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