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美완구 기업 해즈브로 5천500억 투자 배경은?

[이슈진단+] 넥슨1조 투자…게임-완구 IP 교류로 사업영역 확장 (중)

디지털경제입력 :2021/03/29 16:52    수정: 2021/03/29 20:22

넥슨(대표 오웬 마호니)이 글로벌 IP 기업을 대상으로 약 9천8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넥슨은 해즈브로에 가장 많은 539억 엔(약 5천557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반다이남코홀딩스와 코나미홀딩스, 세가사미홀딩스가 각각 일본 게임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완구 전문 기업인 해즈브로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해즈브로 로고.

해즈브로는 1960년대에 지아이조 인형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인형 산업은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며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이다. 이후 일본의 타 일본의 타카라토미와 협업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완구, 코토부키야와 협업한 마이리틀포니 완구를 선보이며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보드게임의 판권을 대거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모노폴리, 젠가, 배틀십을 비롯해 TCG 장르와 TRPG 장르의 시조격인 매직더개더링과 던전앤드래곤 의 판권도 보유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즈브로의 대표 IP 지아이 조.

넥슨은 이번에 글로벌 IP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자에 대해 재무적인 요인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의 파트너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양한 IP를 지닌 해즈브로와 꾸준히 신작 게임을 선보여 온 넥슨의 시너지가 기대됨에 따라 이들 기업의 협업에도 게임업계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해즈브로와 넥슨의 IP 제휴를 예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해즈브로가 꾸준히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해즈브로는 1998년에 PC용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사인 마이크로프로즈와 아타리를 인수하며 이들 기업의 저작권을 계열사인 해즈브로 인터렉티브로 이관한 전례가 있다. 문명 시리즈와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는 이 과정에서 해즈브로가 손에 넣었던 대표적인 게임이다.

마이크로프로즈 로고.

이후 게임산업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해즈브로 인터렉티브를 매각하기는 했지만 해즈브로는 꾸준히 게임업계에 대한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장과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닫으며 실질적인 매출 타격을 받은 해즈브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사 IP를 게임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콘텐츠로 개발하며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넥슨이 해즈브로의 IP를 활용하는 방안 외에도 해즈브로가 넥슨의 IP를 활용한 완구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식의 협업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넥슨의 대표 캐릭터인 다오와 배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해즈브로가 완구로 개발하기 적합한 I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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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즈브로의 스타워즈 완구.

해즈브로가 포켓몬스터, 요괴워치, 베이블레이드 등 일본의 캐릭터 IP를 활용한 완구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으며 트랜스포머와 스타워즈 관련 제품에서 알 수 있듯 해즈브로의 완구 라인업 대부분이 외부 IP를 들여와 제품화 한 경우라는 점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즈브로는 꾸준한 IP 확보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지금의 입지를 다진 회사로 IP 제휴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완구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어나는 중이기 때문에 해즈브로도 기존과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넥슨이 해즈브로의 다음 먹거리 개발을 위한 주요 키워드가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