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대란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실적 전망은 '맑음'

반도체 공급부족에 단가 상승 이어져...증권가,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3/26 17:52    수정: 2021/03/26 18:07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1분기 대체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낼 전망이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공급대란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까지 확산되면서 단가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증권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솔브레인, 덕산네오룩스, 원익IPS, 유니셈, 테스나 등은 모두 올 1분기 실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실적 반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사진=픽사베이)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올해 상반기 부품 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1분기부터 업황 턴어라운드가 전망되고,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메모리는 전방 수요 호조와 더불어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가격 인상화 함께 관련 증설 투자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디스플레이는 TV와 PC 업계 판가 인상이 본격화하고 전방 수요 불확실성 및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증설 재개로 인해 국내 업계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반도체&디스플레이D램, LCD 가격 상승효과 기대해도 좋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는 1분기 D램과 LCD 가격 상승효과를 볼 전망이다. 실제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0~12월 2.85달러에서 올해 1~2월 3달러로 5.26%, LCD 판가(55인치 기준)는 지난해 2월 110달러에서 올해 2월 186달러로 69.09%나 증가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소재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S2)의 가동중단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소폭 줄어든 3조5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D램 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률은 작년동기 대비 4%포인트 증가한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 패널(아이폰 12 시리즈에 적용)을 대거 공급한 효과로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LCD 판가 상승효과까지 더해져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5000억원대의 깜짝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 소부장시장 수요도 투자심리도, 코로나19 이전 회복

1분기 소재·부품·장비 업계는 살아난 스마트폰 시장 수요와 함께 반도체 업계의 투자 심리 회복으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달 9950만대(전년동월비 26% 증가)의 출하량을 기록해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덕산네오룩스는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기가 양산을 시작한 '슬림형 3단자 MLCC'. 크기는 가로 1.2밀리미터, 세로 0.9밀리미터에 달한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는 갤럭시S21 시리즈 조기 출시로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판매가 늘면서 컴포넌트사업부에서만 전사 영업이익의 68%가량인 2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은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증가로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어 광학솔루션사업에서만 전체 영업이익의 74%가량인 2200억원대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덕산네오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OLED 생산라인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OLED 재료 공급이 늘어 11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상황도 좋다. 이를테면 최근 시장조사업체 IC 인사이츠는 올 1분기 반도체 시장 전체 매출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솔브레인은 SK하이닉스가 작년말 176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기업들이 3D 낸드의 적층단수를 높이면서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만 1600억원대(전년비 8.2% 증가)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원익IPS는 SK하이닉스의 고적층 3D 낸드플래시 투자 외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시안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2공장 증설 투자(3D 낸드)로 반도체 장비 사업에서만 1900억원대(전년비 57.02% 증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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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셈 역시 삼성전자 시안 증설 투자로 반도체 칠러(온도조절) 및 스크러버(가스 배출) 장비 공급이 늘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14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예측된다.

테스나는 삼성전자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및 이미지센서용 테스트 장비 공급이 늘면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13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