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시민 60% "포스코 석탄발전사업 추진 반대"

반대 여론 점차 거세져…시민·환경단체 "사업 중단 국민 공감대 형성돼"

디지털경제입력 :2021/03/25 13:23

강원 삼척 시민의 60%가 포스코그룹의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추진을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탈(脫)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모노리서치가 22일부터 23일까지 삼척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513명에 조사한 결과, 60%가 삼척화력 건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체 중 47.2%는 '적극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12.8%는 '반대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23.3%는 '찬성하는 편이다', 10.9%는 '적극 찬성한다' 순으로 답했다. 찬성 여론은 전체 중 34.2% 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녹색연합이 전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81.6%였다.

같은 해 10월 환경운동연합이 21대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역시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사업의 중단 또는 전환을 고려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응답자 83.3%가 동의했다.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는 "삼척블루파워 건설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에서 한 시민이 사업 추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석탄을 넘어서
삼척시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표. 자료=모노리서치

4.9兆 투입되는 삼척화력…시민·환경단체 "자금 조달 어려울 것"

삼척화력 1·2호기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도 포함된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4조9천억원 규모다. 삼척화력 외에도 고성하이1·2호기, 강릉안인 1·2호기, 신서천 1호기 등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9년 삼척화력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비 1조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에너지의 출자사인 ㈜삼척블루파워는 세 차례에 걸쳐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향후 3년간 8천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석탄을 넘어서에 참여하는 시민·환경단체들은 삼척화력이 현재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업 출자사인 삼척블루파워가 앞으로 3년간 8천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인데, 이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산운용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힌 자산운용사는 지금까지 총 18개사에 달한다. 지난해 말 10개사가 인수 배제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8개사가 추가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계획대로라면 이 시기에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 발행을 진행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발행 소식이 없다. 회사채를 사려는 금융사들이 없어 발행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삼척석탄발전 사업을 시장에서도 외면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발 거세지만…정부·포스코 "이미 진행 중인 공사 중단 어려워"

이들은 삼척화력이 완공 후 30년간 국내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약 3억6천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따라 향후 석탄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삼척화력의 수익성도 악화할 것이란 주장이다.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대표는 "오늘도 삼척시민들은 우체국 앞에서 180일째, 삼척 맹방해변에서는 182일째, 청와대 사랑채 앞 131일째 피켓시위와 천막 농성 중"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 문명은 전기 문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다"면서도 "전기가 아무리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전기를 만드는 모든 발전 방식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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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4년까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이미 공사에 들어간 발전사업을 중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도 올해 1월 진행한 작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척화력발전소 가동 준비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삼척화력은 친환경이 조금 보장된 발전소라서 이산화탄소(CO2) 배출도 기존 설비 대비 12% 적고, 석탄 운송 과정도 밀폐식으로 돼 있다"며 "기본적으로 친환경적인 발전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