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는 세계 최초로 이동할 수 있으면서도 정밀하게 전파원을 찾아낼 수 있는 '이동형 전파 방향 탐지 안테나 가변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불법 전파 사용을 탐지하거나 사각 지역을 보완하면서 깨끗한 주파수 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출현하는 전파 신호를 찾아내는 이동형 안테나는 고대역 안테나와 저대역 안테나로 구성, 차량 지붕 위에 설치된다. 안테나를 너무 높게 설치하면 차를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높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테나 간격을 고정해 설치했다. 하지만 안테나 간 간섭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격이 충분하지 않아 방향탐지 성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ETRI 연구진은 고대역 안테나와 저대역 안테나 간 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 안테나 적층 기술을 개발했다. 움직일 필요가 없거나 느린 속도로 운행할 때는 안테나 간격을 넓혀서 더욱 정밀하게 방향을 탐지하고 빠르게 이동할 때는 간격을 줄여 기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https://image.zdnet.co.kr/2021/03/25/ee7fab7e4c7974bc4d45d0505012f33a.jpg)
![](https://image.zdnet.co.kr/2021/03/25/de3238c4340250ad1a3c8c1808a49817.jpg)
ETRI가 개발한 차세대 이동형 방향탐지 시스템은 배열안테나, 다채널 수신기와 전용 SW로 구성됐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안테나 간격이 고정된 장비보다 2배 이상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존 장비가 전파 신호를 찾아내는 방위각 범위가 2°라면 ETRI가 개발한 장비는 1°범위 안에서 찾아낼 수 있어 방향탐지 정확도가 더 높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차량 높이가 2.5m 이하로 기존 차량보다 이동이 수월해 어디서나 전파원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탐지 범위도 주파수 대역과 전파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수십 km로 넓다. 기존보다 부피도 줄이고 별도 기계장치를 추가할 필요도 없어 상용화에 유리하다. 국가 전파관리업무, 차량, 항공기 등 구조 및 재난 상황이나 악의적 위성항법장치(GPS) 방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전파원 위치를 찾아야 하는 민수, 국방 무기체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 ETRI, 범죄 잡는 최첨단 AI 기술 선보인다2021.03.23
- ETRI, 전체 특허 중 AI가 22.9%···최근 5년간 1983건2021.03.17
- ETRI, 지하철서 기존보다 30배 빠른 AR 서비스 성공2021.03.10
- "좋았는데”...한국 넷플릭스 '베이직 요금제' 없앨까2024.07.06
특히, 관련 기술 분야 세계 선도업체보다 성능이 우수해 중앙전파관리소, 공항공사, 국방 관련기관, 해외 전파관리기관 등에 꼭 필요한 전파탐지 핵심기술로 평가받는다고 ETRI는 설명했다. 이 기술을 국내 전파탐지 관련 업체와 방위산업체에 이전하면 기술을 국산화하고 세계시장을 상대로도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TRI 손수호 전파환경감시연구실 박사는 "소수 해외 선도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세계 전파방향탐지 시장에서 깨끗한 전파환경을 위한 차세대 이동형 방향탐지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드론형 전파 탐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와 방향탐지 정확도 및 범위를 넓히기 위한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통부 ‘전파모니터링 전문연구실’과제 지원으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