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新유통전략..."시장 강자와 손잡고 1위 굳힌다”

CJ대한통운·이마트와 협력...AI 활용해 사업 특성별 물류 생태계 구축

인터넷입력 :2021/03/24 13:31    수정: 2021/03/24 14:11

네이버가 속도 경쟁 보다는 ‘서비스 중심’, 다양한 이용자를 겨냥한 맞춤형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로 국내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빠른 배송은 기본, 다양한 물류 기업들과 협업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이커머스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직접 물류에 뛰어들기보다,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 올해 3월 신세계그룹 등 다양한 제휴처와 손잡고 AI 기술을 활용해 물류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물류 자료 이미지(제공=이미지투데이)

회사는 ▲택배 인프라 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e-풀필먼트, 허브 터미널,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CJ 대한통운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 3곳, 7천300개 이상의 지역 거점을 보유한 신세계그룹과의 3자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소상공인들에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FSS, 아워박스, 위킵, 두손컴퍼니에 투자했고, 판매자/이용자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류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월 중소상공인(SME) 기자 간담회에서 "수십만의 독립 스토어가 각자 활발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곳이 네이버"라며 "한 가지 방식의 물류가 아닌, SME가 사업 특성에 맞춰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물류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 역시 지난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다양한 상품과 다양한 배송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가진 사업자가 많은데, 이들과 전략적으로 강한 제휴를 통해 네이버 풀필먼트 올라이언스 체계를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네이버-CJ그룹 파트너십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스토어 42만 셀러, 상품 수 1억6천여개를 보유한 방대한 네이버 쇼핑 생태계에서 무조건적인 '속도 경쟁'이 불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네이버는 빠른 배송뿐 아니라 지정일 배송, 프리미엄 배송, 동대문 패션 물류, 글로벌 등 다양한 상품 특징에 맞는 온디맨드 풀필먼드를 제공해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물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을 비롯해 브랜드스토어 8개사를 중심으로 CJ대한통운과 익일도착율 99%를 점검했고, 올해 상위 100개 브랜드의 빠른 배송을 준비 중이다. 이런 빠른 배송이 가능했던 이유는 네이버의 기술력에 있다. 네이버는 물류 수요를 예측하는 AI 모델 '클로바 포캐스트(CLOVA Forecast)'를 자체 개발 완료해, CJ대한통운의 최대 물류센터인 '곤지암 e-풀필먼트 센터'에 시범 적용 중이다.

네이버-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커머스 경험 제공한다

네이버는 최근 신선식품 장보기의 선두 기업인 이마트와 협력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콜드체인을 완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GS프레시, 농협하나로마트 등과 제휴를 통해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는 전국 이마트 점포와 생각대로, 부릉 등 라스트마일 업체와 연계해 구매자에게 2~3시간 이내 빠른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산지 직송 생산자들이 대형 프레시센터(신선 물류)를 활용해 소분 판매 등의 전국 단위의 첨단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신세계/이마트 그룹과의 지분 교환 협력으로 이마트의 신선식품과 신세계의 명품을 네이버 쇼핑에 입점시킬 계획"이라며 "국내 최대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처인 이마트를 입점시킴으로써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마트의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활용한 공동 영업까지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대형 가전, 가구처럼 특정 날짜에 배송이 필요한 지정일 배송 ▲특별하게 원하는 선물 박스로 준비하는 프리미엄 배송 ▲브랜디 협업해 옷을 좋아하는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동대문 물류 ▲이를 발전시킨 크로스보더 물류까지 구상하고 있다.

네이버 분당 사옥.

또 지난해 3분기 네이버 컨퍼런스콜에서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크게 하는 탄소 네거티브를 발표한 점에 비추어 친환경 물류센터, 배송, 패키징 등 ESG 차원에서 친환경적으로도 논의를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증권가는 물류 생태계의 청사진을 그린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나란히 높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52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47만원에서 52만원으로 10.6%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43만원→54만원), NH투자증권(45만원→55만원), 교보증권(44만원→48만원) 등도 목표가를 올렸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메가 이용자 트래픽과 쇼핑 생태계를 기반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가 신유통 형태로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앞으로는 소비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활용 가능한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