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나정환 PD "쿠키런 유튜브, 신규 팬 문화"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항상 고민하고 찾아내는 것에 집중"

디지털경제입력 :2021/03/24 10:44    수정: 2021/03/24 11:22

데브시스터즈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이용자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유튜브 채널 운영을 택하는 게임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게임사다.

유튜브 구독자 수 100명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전체 채널 통합 구독자 수 42만 명을 넘어서며 유튜브를 통한 이용자 접점을 늘리기 원하는 게임업계의 모범사례로 떠올랐다.

어떤 노력 끝에 데브시스터즈는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유튜브 활용안이 떠오르고 있는 현 시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데브시스터즈에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을 이끌고 있는 주역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브시스터즈 나정환 PD와 CM 로즈, CM 믹맥(사진 왼쪽부터)

이번 인터뷰에는 데브시스터즈 영상 미디어팀의 나정환 PD를 비롯해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을 진행하고 있는 로즈와 믹맥, 신봉석 등 세 명의 CM과 이가영, 양은지 게임 마케팅 콘텐츠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최근 게임업계에 불고 있는 유튜브 활용에 대해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하게 신경써야 할 요인으로 이용자를 꼽았다.

신봉석 CM은 "핵심은 이용자에게 행복을 드리는 것이며 유튜브는 그 방법 중 하나다. 우리도 유튜브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시장 흐름에 대해 항상 주시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한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처음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한 이후부터 이용자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런 노력 덕에 지금의 구독자나 조회수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믹맥 CM은 "이용자와 가장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어떤 플랫폼이 좋을지를 고려해야 한다. 게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궁금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택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은 초기에는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용도로 활용됐으나 지금은 예능형 콘텐츠와 아트 리소스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를 선보이는 식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용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이용자의 재창작 욕구를 충족시키는 오븐드로잉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정환 PD는 "쿠키런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말랑말랑하고 사랑스러운 IP이지만 IP의 진정한 힘은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IP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원래 내용보다 더 많은 상상을 하고 재창작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에서 새롭게 시작된 후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인 오븐드로잉은 그런 재창작 문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됐다.

나정환 PD는 "아직 2부 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미 SNS에서는 오븐드로잉 태그가 달린 2차 창작물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기획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한 것 같다. 앞으로도 쿠키런 IP를 활용한 다양한 예능형 콘텐츠를 제작해, 유저분들이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게임 밖에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가영 콘텐츠 디자이너는 "현재 꾸준히 업데이트 중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는 작은 팬덤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제작하는 콘텐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도 과정 자체가 매우 즐거운 작업이다. 이러한 부분이 이용자에게 전달되면서 한층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쿠키런 IP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루는 '어느날 한조각' 콘텐츠도 이용자의 재창작 욕구를 충족시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캐릭터의 후일담을 통해 이용자의 흥미와 몰입감을 높이려는 시도가 좋게 평가 받는 것 같다며 이용자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용자의 상상력이 더해져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콘텐츠가 완성된다.

양은지 콘텐츠 디자이너는 "먼저 게임 마케팅 콘텐츠 디자이너가 캐릭터 설정과 대사, 에피소드 관련 스토리들을 읽고 스토리 아티스트에게 자문해 전체적인 스토리를 구상한다. 이 때 캐릭터의 지금과 다른 모습이 등장한다면 캐릭터 아티스트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라며 "한조각 시리즈가 사랑받는 비결은 소소한 세계관 설정이 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진행 과정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쿠키들의 관계성이나 과거 이야기 등이 어느날 한조각을 통해 보여진다. 이용자가 한조각에 드러나는 요소 하나하나를 곱씹어 상상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의 특징은 단순히 구독자 수가 많은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방송의 시청자 수도 꾸준히 유지된다는 점에 있다. 콘텐츠 최초 공개 방송은 최고 동시 시청자 수 5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고 CM과 이용자가 직접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쿠키런TV는 동시 시청자 수 5천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흥행 요인에 대해 믹맥 CM은 "흥행 요인으로는 영상 기획과 영상 홍보 2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영상을 기획할 때 먼저 이용자가 뭘 보고 싶은지 생각한다. 그리고 해당 콘텐츠를 어떻게하면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또한영상을 공개할 때 최대한 많은 이용자가 볼 수 있도록 게임을 통해 공지를 하거나 푸시 알람을 보내기도 하고, 참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신봉석 CM 역시 이용자의 취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신 CM은 "한정판으로 출시된 젤리 스킨에 대한 이용자 관심이 높은 것을 알게 됐다. 이후에는 이 아이템을 어떻게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방송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게임 콘텐츠 중 무엇을 어떻게 플레이해야 이용자가 좋아할지를 항상 고민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업데이트된 샤벳상어맛 쿠키와 해적맛 쿠키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어느날 한조각

나정환 PD는 쿠키런을 모르는 이들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그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 PD는 " TV가 메인 매체이던 시절 우리는 매주 특정 요일의 특정 시간을 기다리면서 이번에는 어떤 재미가 있을까를 기대하며 즐겼고, 다음 날에는 그 프로그램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하며 즐거웠던 기억을 갖고 있다. 쿠키런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매주 업로드되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이 기대되는 그리고 그걸 모두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은 데브시스터즈 내의 모든 조직이 서로 협업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봉석 CM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및 콘텐츠 전략을 설정하고 채널을 관리를 하는 언어별 커뮤니티 매니저, 콘텐츠 기획 및 구현을 하는 디자이너, 영상 기획 및 촬영, 편집을 담당하는 영상PD 이 세 직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게임 콘텐츠의 의도와 기획을 공유하고 실제 촬영까지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기획자, 쿠키가 달리는 스테이지를 구현하는 맵 디자이너, 콘텐츠의 근간인 아트 리소스를 담당하는 아티스트, 다양한 국가 이용자가 보실 수 있도록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는 번역가, 쿠키런의 세계관을 영상에 담도록 도움을 주는 스토리 아티스트, 음악과 효과음을 제작하는 사운드 디자이너 등 게임과 관련된 정말 많은 이들이 함께 협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유튜브 채널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유튜브를 활용한 이용자 소통을 고려하고 있는 게임사에게 다양한 조언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들의 조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이용자였다.

나정환 PD는 "내가 만든 것으로 세상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데브시스터즈의 구성원과 그들이 만든 작품을 조금 더 재밌고 즐거워보이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쿠키런 그리고 데브시스터즈가 가진 매력들을 매일 조금씩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신봉석 CM은 "콘텐츠는 이용자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부터 제작 비용을 많이 쓰는 것보다는 투박하더라도 빠르게 콘텐츠를 시도해보고 방향성을 확인한 후 투자를 늘려나가는 전략을 사용했다. 또한 이 모든 시도에서 얻은 역량을 내재화하고, 장기 방향성을 잡아나가며 책임감 있게 성과를 키워나갈 내부 프로세스와 인력을 구축한 점이 도움이 됐다. 결론적으로는 유저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좋아할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게임 운영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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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맥 CM은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본인의 얼굴이 노출된다는 점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을 고려한다면 개발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그러하듯이 영상에서 이용자를 존중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소통을 한다면 신선하면서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사랑 받는 게임을 운영하고 싶다면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가영 콘텐츠 디자이너는 "얼마나 큰 자극을 주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공감하는 이야기를 이끌어내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공감이며 그로 인해 깊어지는 애정도 공감을 통해 생기는것 같다. 어떤 장르의 게임이든지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간다면 오래오래 사랑받는 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