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 추적금지 논란…"선의 vs 독점 남용"

iOS 14.5부터 적용…페북 등 열띤 비판

홈&모바일입력 :2021/03/22 20:49    수정: 2021/03/22 23:1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iOS 14.5부터 도입할 개인정보 보호 정책 때문에 시끄럽다. 논란을 제공한 것은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 앱에서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는 반드시 이용자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이 기능의 핵심이다.

그 동안 iOS에선 개인정보 추적 때 ‘옵트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 한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iOS14.5부터는 옵트인 방식이다. 이용자가 동의한다고 의사 표시한 이용자에 한해 개인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씨넷

이게 곧 출시될 iOS 14.5부터 적용된다.

애플이 ‘앱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직후부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페이스북이 강경하다. “우린 괜찮은데 중소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앱추적 투명성이란

애플 iOS엔 광고식별자(IDFA)가 있다. iDFA란 모바일 기기에 부여하는 고유 식별값이다. 이를 통해 앱 이용자의 행동을 추적해 왔다.

그 동안 IDFA는 활성화돼 있었다. 애플은 iOS 이용자들이 정보 수집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 ‘수집하지 말라’는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 한 앱 이용 이력을 추적했다.

그런데 iOS14.5부터는 IDFA가 비활성화된다. 이젠 ‘내 정보는 수집해도 좋다’는 의사 표시를 할 경우에 한해 활성화된다. 이게 ‘옵트인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해 왔던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내 정보 수집해도 좋다’고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하는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구글, 틱톡 같은 기업들이 많이 해 왔던 앱 설치 광고 비즈니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진=씨넷)

■ 개인정보 추적금지, 페북 말대로 나쁜 걸까

사실 애플 정책 변화는 이용자 측면에선 나쁘다고 보긴 힘들다.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 통제권이 한층 강해지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를 손쉽게 활용한 그 동안의 관행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의 애플 반대 운동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건 이런 측면 때문이다. 생명줄이나 다름 없던 이용자 데이터를 맘껏 수집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것일 수도 있다.

■ 애플의 의도는 선하기만 할까 

문제는 ‘이용자 보호’란 애플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선뜻 동의하기 힘든 측면이 적지 않다.

디지털 광고 전문가들은 앱추적 투명성 정책이 애플에게도 부대 이익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CNBC가 전했다.

앱 제작자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대신 애플의 앱스토어 지배력은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선 애플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유료 구독 앱들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 애플은 이런 앱들에선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앱스토어 내 검색 광고도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이 두가지는 모두 애플에겐 중요한 매출원이 될 수 있다.

■ 또 다시 제기되는 '앱스토어 독점'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대의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는 개인정보 남용 문제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그런만큼 이 부분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애플은 앱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하면서 이런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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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정책은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참여업체 간의 불평등 구조를 더 심화시킬 우려도 적지 않다. 앱스토어 내의 정보 추적은 이번 정책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정책 변화 역시 ‘앱스토어 독점’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