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5% 수수료 혜택, 왜 100만달러서 끊었나

앱애니 "개발자 97.9%가 혜택…구글 매출 손실은 5% 불과"

홈&모바일입력 :2021/03/19 15:16    수정: 2021/03/20 22:2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과 애플이 나란히 30%였던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로 낮췄다. 수수료 인하를 먼저 단행한 것은 애플이었다. 에픽과 소송 중인 애플은 지난 해 연매출 100만 달러를 밑도는 개발자에 한해 15%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구글도 이번 주 들어 같은 정책을 내놨다. 역시 중소 개발자 보호 명분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구글과 애플은 왜 수수료 인하 기준을 100만 달러로 잡았을까? 

물론 두 회사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러 가지 자료를 토대로 살펴볼 경우 "매출 영향이 적으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수치"가 100만 달러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씨넷)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18일(현지시간) 앱 분석 전문업체 앱 애니 자료를 토대로 인앱결제 수수료 일부 인하 조치 이후 극소수만 개발자들만 30% 수수료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 앱을 올리는 전체 개발자 중 97.9%는 작년 연간 매출 100만 달러를 밑돌았다.

■ "중소개발자 대거 혜택…규제기관에 시장친화적 홍보하기 좋은 정책"

매출 구간별로 봐도 이런 점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구글 플레이 개발자 중 8만5천381명은 작년 연매출 10만 달러 미만이었다. 또 10만~50만 달러 수입을 올린 사람은 3천404명으로 집계됐다. 50만~75만 달러가 568명, 75만~100만 달러가 369명이었다.

반면 30% 수수료 적용 기준선인 100만 달러를 넘는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앱 애니에 따르면 작년 연 매출 100만~125만 달러를 올린 개발자는 215명이었다. 125만~200만 달러를 512명이었다.

반면 연매출 2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총 1천308명으로 집계됐다.

(자료=앱애니)

이번 조치로 구글은 절대 다수 중소 개발자들에게 혜택을 주면서도 자신들의 매출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앱애니는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들이 구글 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의 비교 결과도 흥미롭다. 연간 매출 100만 달러를 웃도는 개발자는 애플 쪽이 조금 더 많았다.

앱 애니 자료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선 연 매출 100만 달러를 넘는 개발자가 3천611명이었다. 반면 구글 플레이에는 2천35명에 불과했다.

테크크런치는 이 같은 수치를 소개하면서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로 절대 다수 개발자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면서 “따라서 중소 개발자들에게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엔 아주 좋은 방법이다”고 분석했다.

■ 구글과 애플의 같은듯 다른 수수료 인하 방식 

물론 두 회사의 수수료 인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애플은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에게만 인하 혜택을 준다. 따라서 연매출 150만 달러를 올릴 경우엔 30% 수수료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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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구글은 조금 다르다. ‘연매출 100만 달러까지’ 인하 혜택을 준다. 연 매출 150만 달러일 경우 100만 달러까지는 15%, 100만~150만 달러까지는 30%가 부과된다.

따라서 두 회사 중에선 애플보다는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좀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부여해주는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