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배터리 투자 발표에 SK이노 "의미 없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저지 활동, 거부감만 불러 일으킬 것" 주장

디지털경제입력 :2021/03/16 13:39

SK이노베이션이 16일 "LG에너지솔루션의 무책임하고 도를 넘어선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저지 활동이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판결과 관련한 협상에서 자사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LG 측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 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사실 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상반기 미국 내 신규 공장 2곳을 선정하고 현지 배터리 시장에 독자적으로 5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LG 측은 최근 SK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 주 출신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SK 공장을 인수하거나 신규 투자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소송 판결 이후 투자 카드를 꺼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SK이노베이션은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SK서린사옥

회사는 "LG가 미국이든 어디든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결정인 만큼, SK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며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체성과 구속력도 없는 발표만 하는 것은 한미경제협력, 특히 미국의 친환경 정책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LG가 조지아주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을 보내 SK를 비난한 것은 조지아 주와 SK 간의 진실한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 공장을 언급하는 것은 LG도 SK 배터리 조지아 공장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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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측이 협상에 미온적이고,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LG 측 주장에 대해선 "거짓말까지 하면서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당사를 매도하는 행위가 매우 실망스럽다"며 "협상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달 초에도 양측 고위층이 만난 적이 있다. LG 측이 동의한다면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LG 측에 피해가 있다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특히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보단, 미국 대통령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들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