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 마이데이터 시행 앞두고 존재감↑

하나카드 등과 사업 구체화…"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힘쓸 것"

금융입력 :2021/03/12 16:54

웰컴저축은행이 금융권 전반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주요 금융사와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9일 하나카드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데이터 제공·활용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서비스 연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웰컴저축은행이 카드사와 손을 잡은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엔 그룹 차원에서 삼성카드와 협약을 맺고 제휴 카드 출시,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빅데이터 마케팅 등에 힘을 모으기로 한 바 있다.

(사진=웰컴금융그룹)

이처럼 굵직한 금융사가 잇따라 웰컴저축은행으로 손을 내미는 것은 이 은행이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획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은행과 카드 등 다른 업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서비스 경험이나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관련 사업을 시도하려면 그 영역에서 전문성을 지닌 웰컴저축은행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하나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마이데이터 심사가 보류된 상태라 웰컴저축은행과의 협업이 더욱 절실했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소비자 동의를 전제로 가명 처리된 각 금융사의 정보를 취합해 금융상품과 투자 자문, 대출 중개 등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일례로 웰컴저축은행은 하나카드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금융 생활을 분석해 최적화된 카드를 추천하거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점수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중·저신용자 비중이 큰 저축은행의 강점을 살려 맞춤형 채무관리 서비스도 구축한다.

아울러 웰컴저축은행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의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목표까지도 제시했다는 데 있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11일 저축은행중앙회가 개최한 '제1회 서민금융포럼'에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을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앙회가 준비 중인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에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평가모델을 접목한 뒤 활용토록 하면 지방 저축은행의 활성화와 디지털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복안이다.

특히 최근 들어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는 하나, 이는 수도권과 대형 저축은행에 국한된 얘기다. 지방 저축은행은 지역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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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계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의 사업모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축은행 중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동종업계에 이정표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마이데이터와 관련해선 다각도로 사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은행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나아가 저축은행 업권의 공동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