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마트랑 손잡고 이커머스 퍼즐 완성할까

대규모 투자 없이도 유통·물류 아군 확보

인터넷입력 :2021/03/10 13:36    수정: 2021/03/10 13:36

국내 이커머스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네이버가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이마트와 손잡고 자사 이커머스 생태계를 공고히 한다. 각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정했다. 앞으로 네이버가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해 이커머스 또 다른 강자인 쿠팡을 대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조만간 지분 맞교환을 위해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공시를 통해 "(이마트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 1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만났다는 사실을 고려해 두 회사가 이커머스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한성숙 대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와) 같은 유통 영역에서의 고민과 어떤 부분에 있어 협력이 가능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이마트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강자가 만나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아우르는 쇼핑 정보와 가격비교를 제공하는것뿐만 아니라 42만개의 스마트스토어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마트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마트와 만났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가 예상된다.

네이버는 그동안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스마트스토어와 백화점, 소호몰, 동네 시장, 일부 마트를 네이버쇼핑에 품고 있지만, 유통과 물류에 목마름이 있었다.

이때문에 이마트가 가진 유통과 물류 인프라을 활용해 오프라인과 연계한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은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가장 먼저 자사 장보기 서비스에 이마트를 입점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는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 동네시장, 백화점식품관 등이 들어와 있다.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을 통해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트의 입점으로 신선식품 배송을 확장할 수 있다. 네이버에 접속하면 모든 상품의 배송이 가능하다는 이미지 또한 심어줄 수도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전복 등 신선식품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번 이마트와 제휴로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선식품 배송도 가능해짐을 보여주면서 이커머스 경쟁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의 경우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하면서 플랫폼 확장을 꾀할 수 있다. 판로를 확대해 점유율 상승을 노리려는 전략이다. 또한 오픈마켓에 대한 갈증도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쇼핑 데이터베이스(DB)와 기술력을 자사 플랫폼에 접목시켜 오픈마켓 사업을 확대하면서다.

네이버 장보기

네이버-이마트 맞손으로 라스트마일도 가능

네이버는 이미 물류 분야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CJ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했다. CJ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판매자들의 배송을 어느 정도 책임지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주문이 어느정도 보장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맞춤 배송을 제공해줄 수 있다. 이같은 물류 협력은 이마트와의 협력과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이마트의 전방위적인 협력관계도 예상해볼 수 있다.

네이버와 협력회사들의 라스트마일 서비스 그림도 그려진다. 네이버는 이미 생각대로나 부릉같은 물류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해주는 라스트마일의 수요가 커지면서 이마트와 CJ대한통운과의 배송 서비스에 네이버가 대주주인 물류 스타트업이 올라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어떻게 되나

새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 뉴욕 증시 상장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 등으로 뜨거웠다. 

먼저 쿠팡이 상장하게 되면 물류센터 등 인프라에 투자할 충분한 총알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은 네이버와 쿠팡과 견줄만한 규모를 갖추기 때문에 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손을 잡게 되면서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서 한 발 멀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신세계는 롯데와 카카오 등과 유력 인수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모두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강자라고 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사업 확대는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오픈마켓 사업을 확장하고, 물류센터를 확보하려고 할 수 있다. 

롯데의 경우 이커머스 경쟁력 확대를 위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규모를 키우고, 오프라인매장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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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카카오쇼핑을 키우기 위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단숨에 네이버와 견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감수하면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고 들지, 부족한 부분을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채워나갈 지 두고봐야 한다"며 "올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