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AI, 스마트하게 국민 건강 돌본다"

[ICT와 사회적 가치②] 보건복지

컴퓨팅입력 :2021/03/05 15:10    수정: 2021/03/26 09:32

#발달장애는 인지, 지체, 행동 장애, 퇴행 등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만성질환 이행률도 높다. 또 살아가는 동안 후유 장애(지적장애) 발병률도 높아 사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의학계는 전체 소아의 약 10%를 발달장애로 보고 있다.

#병원내 약물 처방 오류와 이에 따른 의료 사고 발생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6~2017년 보건복지부에 보고된 의료기관 환자안전 사고(3060건) 중 약물 오류가 28%(857건)나 됐다. 또 이중 약물처방 오류가 12%(375건)에 달했다.

#인구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치매 환자 및 치매 관리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현황정보 ‘치매 오늘은’에 따르면 치매 추정 환자는 2018년 기준 75만명이나 됐다. 오는 2050년에는 300만명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치매 관리 비용도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16조3316억원이나 됐다.

이들 세 사례는 건강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풍속도다. 고령화와 웰니스 확산으로 국민 건강 관심과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반면 국민 건강 악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인에이블러(enabler)'라 불리는 ICT를 활용해 국민 건강과 복지 수준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김창용)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같은 ICT를 건강 분야에 적용, 질병 예방과 진단 및 치료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ICT는 의료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트리거' 역할도 하고 있다. AI가 대표적이다.

AI는 의료데이터를 학습해 진단과 치료 정확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한다. 우리나라는 오프라인 의료가 막강한 의료 강국이다. 의료 데이터도 풍부하다. 여기에 AI를 적용하면 의료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 2019년 5월 기준 건보 및 심평원이 보유한 데이터 건수는 6조 건이 넘는다. 국내 의료에 디지털을 도입하면 2030년에 50조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거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과기정통부와 NIPA가 시행하는 '닥터 앤서' 사업은 AI가 병원 진료를 바꾸는 대표적 사업이다. 출생 후 발달 지연으로 세 살이 될때 까지 고개를 들지도, 또 기어다니지도 못하던 남자아이가 AI 의료 소프트웨어인 '닥터 앤서' 도움으로 회복됐다. 역시 발달지연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던 1세 여자 아이 역시 열성 유전형 세가와병을 진단 받았는데 이 역시 '닥터 앤서'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 여아도 약 처방을 받고 1개월 후 고개를 들고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윤명숙 NIPA 책임은 "발달장애 SW 진단 기간은 5년인데 반해 '닥터 앤서'는 1.5개월이면 된다"면서 "인공지능 기술로 다양하고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연계 및 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질병의 정밀 진단 및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AI는 약물 처방 오류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병원 의료사고를 줄이고 의사의 업무 피로도를 줄이는 데도 한몫한다. 건양대학교병원(의료원장 최원준)이 좋은 사례다. 건양대병원은 헬스케어 기업 인피니그루(대표 유경식)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약물 처방 오류 탐지 서비스를 개발했다. 건양대병원 헬스케어데이터사이언스센터에서 축적한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AI가 학습했고, 이렇게 학습한 AI는 의사가 특정 환자에게 평소 패턴과 다른 잘못된 처방을 할 경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경고 메시지를 받은 의사는 자신의 처방 오류를 점검, 교정할 수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은 건양대 소아과에서 시범서비스중이다.

김종엽 건양대병원 데이터사이언스 센터장은 "무엇보다 AI 시스템 도입으로 의사들 피로도가 크게 줄었다"며 "뿐만 아니라 약물 처방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개발한 인피니그루는 이 시스템을 베트남 등에 수출을 추진중이다.

AI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환자의 질환이 중증으로 진전될 지 여부를 판단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 6곳과 대학, 기업 3곳(뷰노, 루닛, 아크릴)이과기정통부와 NIPA 지원을 받아 'AI 예후 및 예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X레이 영상 기반과 CT 영상 기반, 임상 데이터 기반 등 3종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게 목표다. 김현준 뷰노 대표는 "세계 최초의 감염병 코호트 기반의 AI 예측 및 예후 솔루션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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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뿐 아니라 가상현실(VR) 기술도 국민 건강을 돌보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옴니씨앤에스(대표 김용훈)가 개발한 '옴니핏 VR-M'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비대며 그룹 상담으로 치유 및 훈련 효과를 극대화한다. 대면으로 하는 그룹 상담은 얼굴 노출 부담감이 있다. 시간 과 물리적 공간 제약도 부담이다. '옴니핏 VR-M'은 이런 불편을 없앴다.

VR은 사지절단 환자의 환상통을 줄이는데도 기여한다. 환상통은 신체의 일부분을 절단한 환자가 의학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후 절단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사지 절단 환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인데, VR과 AR 기술을 통해 가상의 정상 사지를 구현함으로써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공간 제약을 극복, 환자들의 운동량 증가와 통증 및 사회적 고립감을 줄여 준다. 일종의 통증재활 프로그램인 이 솔루션을 개발한 라이징크래프트스튜디오의 이준서 대표는 "지난해 7월 손목 사지 절단 환자 4명을 대상으로 1차 시험을 마쳤다"며 "한국절단장애인협회와 MOU를 맺고 솔루션을 계속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