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에 인공위성까지"…미래산업 키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인도네시아 인공위성 사업 참여…현대차와는 스타트업 육성 '맞손'

금융입력 :2021/03/04 16:50    수정: 2021/03/05 09:1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초부터 다양한 영역으로 시야를 넓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모빌리티에서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신사업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SBC, 산탄데르(Santander) 은행,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 등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공위성 사업을 지원하는 총 4억3천100만 달러(약 4천842억원) 규모의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통신망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인공위성 민간투자사업에 1억2천600만 달러(약 1천417억원)의 금융을 제공하게 됐다.

(사진=산업은행)

해당 사업은 PSN 컨소시엄이 2023년까지 정지궤도 통신위성 제작·발사해 15년간 운영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프랑스·이탈리아 합작법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Thales Alenia Space)와 미국 스페이스엑스(SpaceX) 등 우주항공 분야 글로벌 기업이 주요 공정을 담당한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소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만 참여하던 우주산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뛰어들어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성과를 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은 최근 들어 데이터센터나 해상풍력발전 등과 같은 디지털인프라와 친환경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며 꾸준히 저변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지난달엔 현대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목표로 꾸려진 745억원 규모 벤처펀드(제로원 2호)에 200억원을 출자하며 힘을 보탰다. 이를 바탕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대차 등 펀드 참여 기업과 소통하며 국내 자동차산업의 혁신에 기여한다.

이는 산업의 구조적 변혁과 기업의 세대교체 등에 산업은행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동걸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간 이 회장은 차별화된 모험자본 공급으로 미래의 우리 경제를 이끌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코로나19의 위기 극복과 부실기업 구조조정 역시 혁신성장과 신산업·신기업 육성으로 완성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에 산업은행은 올 들어 '신산업금융실'과 '신산업심사부'를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25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대전환 뉴딜 프로그램'을 가동해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도 신경을 쏟고 있다. 디지털·바이오 등 분야의 유망 기업을 찾고, 필요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도록 돕는다. 특히 데이터와 같은 비정형 정보를 활용한 심사체계를 구축해 한국신용데이터(KCD)에 운영자금 50억원을 대출하기도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을 설립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와 현지 주식시장 상장 등을 조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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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스타트업에 투자유치 기회를, 투자자엔 우량 투자처 발굴 기회를 제공하는 'KDB넥스트라운드'는 오는 5일부터 1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9월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등 이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 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한 바 있다.